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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68주째 상승했는데···정부 옥죈 강남만 꺾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8주 연속 올랐다.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전‧월세 상한제(5%)와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이 도입된 지 10주가 지났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08%다. 상승 폭은 전주와 같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많이 올랐다.

상승률이 높은 곳은 송파구(0.11%)와 강남구(0.10%), 서초구(0.08%), 강동구(0.08%)다. 강북권에선 노원구(0.10%)와 성북구(0.09%)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주거여건이 좋은 새 아파트나 명문으로 꼽히는 학교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전체적으로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지속하고 있고 주거여건이나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7월 31일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거의 반 토막 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5262건으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7월(1만2092건)보다 57% 감소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도 44%나 줄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첫 주 서울 전세수급지수(192)는 2013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는 수도권 주택시장에도 불을 지폈다. 이달 둘째 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62주 연속 상승했다. 전주보다 상승 폭이 0.02% 커졌다. 경기도 화성시는 0.32% 뛰었다. 동탄신도시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의정부시(0.32%), 성남 수정구(0.27%), 수원 장안구(0.27%) 등지는 택지지구나 역세권을 중심으로 올랐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한국감정원

전국 아파트값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한국감정원

수도권 아파트값도 0.07%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약간 커졌다. 용인 기흥구(0.22%)와 수지구(0.19%), 고양 덕양구(0.20%), 성남 중원구(0.16%)가 많이 올랐다. 그간 상승 폭이 작았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높은 전셋값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자 서울 거주자가 서울 외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정부가 규제를 통해 정조준한 강남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0.01% 떨어지며 1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크다. 이종민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일부 재건축 단지나 대형 평형 중심으로 가격이 내렸다”며 “매매시장은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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