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대기 중입니다"…독감 백신 접종 재개 첫날 곳곳 장사진

중앙일보

입력

13일 오후 유료 독감백신 접종을 위해 대구 북구 노원동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건물 앞 주차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2만5000원에 독감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 500명 이상의 시민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뉴스1

13일 오후 유료 독감백신 접종을 위해 대구 북구 노원동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건물 앞 주차장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2만5000원에 독감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루 500명 이상의 시민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뉴스1

“15명 정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유통 과정에서 일부가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로 접종이 중단됐던 만 13∼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사업이 13일 재개하며 병원마다 백신 접종을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13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종로구에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에는 15명 환자가 대기하고 있었다. 간호사는 “4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며 “이번 주 백신 물량은 확보했지만 다음 주에는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이날 다시 시작한 무료 백신 접종 대상은 만 13~18세 이하 청소년이다. 오는 19일부터 만 70세 이상, 26일부터 만 62~69세 연령층이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소아청소년과 상황도 비슷했다. 병원 관계자는 “혹시 백신이 떨어졌을까 봐 전화가 온종일 왔다”고 말했다. 손주와 함께 병원을 찾은 이모(62) 씨는 “얘 부모가 회사에서 퇴근하고 오면 백신이 떨어질까 봐 부랴부랴 왔는데 다행히 맞을 수 있었다”며 “요새는 열만 조금 올라도 걱정이라 백신 재개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청소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소년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대전 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에도 13일 오전부터 독감 백신 접종을 예약한 환자가 몰려 긴 줄이 생겼다. 건물에 들어가기 전 협회 직원이 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했다. 열 화상 카메라도 곳곳에 있었다.

한때는 협회 건물 5층에서 시작한 대기 줄이 지하까지 내려온 뒤 건물 밖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간격을 띄고 줄은 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중간 중간 손 소독제를 이용했다.

협회 관계자는 “예약을 하고 와야 백신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헛걸음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면서도 “다음 주에 백신 접종을 하려는 인원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여 꼭 예약 문의를 하고 방문하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감 무료 예방접종 기관으로 선정된 몇몇  병원에서는 백신이 떨어져 방문한 사람들이 헛걸음 한 사례도 있었다. 온라인 맘 카페에는 무료 독감 주사 맞을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13세, 10세 자녀를 둔 한 주부는 “오늘(13일)이 13세부터 맞는 날이라 큰 아이는 바로 맞췄는데, 둘째가 맞는 백신은 다 떨어졌다고 했다”며 “동네 소아청소년과, 내과 다 전화해 봤는데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들어 불안하다”고 적었다.

무료 백신에 대한 불안감으로 유료 접종이 늘며 유료 백신도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다. 14개월 영아를 둔 다른 주부는 “동네에 있는 병원 두 군데를 갔는데 헛걸음 했다”며 “소아청소년과에서 백신이 없다고 하니 당황스러웠다”고 썼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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