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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안무너져서 499억 못받는다? 울산 화재 보상금 술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민들 "무너지진 않았어도 막대한 피해"

지난 8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울산시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울산시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보험사의 설명회를 앞두고 피해 보험금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8일 밤 큰불 난 울산 아파트 #단체화재보험금 총 499억원 달해 #일각선 "붕괴 안돼…최대 어려워"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삼성화재의 손해사정인이 울산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에게 화재보험 보상범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화재가 발생한 울산 남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는 삼성화재 단체화재보험에 가입한 상황이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 대한 단체화재보험 최대 보상금액은 건물 426억원, 가재도구 63억원, 대물 10억원 등 총 499억원이다. 대물의 경우 화재가 다른 건물에 옮겨붙는 등의 사고 피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화재 피해에 따라 보험금을 정하는 손해사정 절차는 소방당국에서 피해 집계를 하고, 경찰에서 화재 원인을 파악한 뒤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11일부터 아파트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재산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전 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오는 23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재 원인에 따라서도 보험금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를 수사하고 있는 울산지방경찰청은 수사 착수 닷새째인 이날 “실화와 방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화재 원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아파트 주민들은 보험 설명회를 앞두고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화재로 아파트 윗부분만 절반가량 탔고, 붕괴가 안 됐으니 최대 보상금액의 절반 수준인 200억원에도 미칠 것 같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예기치 못한 큰불로 한순간에 집을 잃은 주민들을 봐서라도 피해에 맞는 보험금이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 아르누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 아르누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뉴시스

보험금 수령 주체…보험료 내는 실거주자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화재로 최대 보험금액을 받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화재로 아파트가 붕괴되는 등 완전히 파손된 상황이 아니어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대 금액은 말 그대로 전파, 즉 아예 건축을 다시 해야 할 때를 의미하는데, 사실상 아파트 뼈대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보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15층 이하의 경우 거의 타지 않은 집도 많아서 주민들의 기대보다 보상 수준이 낮을 수 있다”고 했다.

 가재도구에 대한 보상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거주자인 전체 146세대(아파트 127, 오피스텔 9, 상가10)에 지급되는 최대 보상금은 63억원 수준이다. 가재도구에 대한 보상은 손해사정인이 각 집을 방문해 불에 탄 가재도구를 살펴보고 보험금액을 정하게 된다. 피해가 클수록 금액도 커지는 방식이어서 세대별로 지급되는 보험금이 달라진다.

 보험금이 결정되면 가구별로 나눠 지급된다. 보험금 수령 주체는 주택 소유와 상관없이 매달 관리비 등으로 보험료를 내는 실거주자다. 단체화재보험과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한 세대는 별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 측은 “아직 보험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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