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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한 어지럼증 따르는 이석증, 비타민D 보충하면 재발 예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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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
 부족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채워주면 이석증 재발 빈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 교수팀이 5년간 1000여 명의 이석증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결과로, 세계 최초로 이석증의 예방법을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석증 환자 1000여 명 관찰 #비타민D·칼슘 섭취한 실험군 #1년 뒤 재발빈도 약 27% 감소

머리를 특정 위치로 움직일 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이석증(양성돌발두위현훈)은 어지럼증 관련 질환 중 재발이 가장 흔한 질환이다. 메슥거림과 구토, 눈 떨림을 동반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할 만큼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 이석증은 높은 재발률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원인이나 예방법이 밝혀지지 않아 재발할 때마다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실시한 후 경과를 관찰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하고 골밀도가 낮을 경우 이석증 유병률이 특히 높다고 한다. 이에 김지수 교수팀은 이석증에 관한 기초 실험 결과와 여러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비타민D 치료의 이석증 재발 예방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국내 8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결과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고대안암병원·충남대병원·부산대병원 등 국내 8개 대학병원의 어지럼증 전문의들이 참여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050명의 이석증 환자를 비타민D

실험군(518명)과 대조군(532명)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1년간 재발 빈도를 비교했다.

실험군 중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ml 이하로 낮은 348명은 1년 동안 비타민D 400IU와 칼슘 500㎎을 매일 2회 섭취하도록 했고, 대조군은 일반적 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대조군의 재발 빈도는 1.10에 달했지만 비타민D를 섭취한 실험군에서는 0.83에 그쳐 비타민D를 보충했을 때 이석증 재발 빈도가 약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와 칼슘을 보충하는 예방법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영국·스페인의 국가별 이석증 의료비용 효과 분석에서도 경제성 있는 방안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이석증 치료에 임상 연구에 기반한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이석증 재발 감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의료비 및 사회경제적 손실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를 주도한 김지수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이석증의 예방치료법을 제시해 향후 신경과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이석증 외 다른 어지럼증 치료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수한 진료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어지럼증 분야의 학문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데 기여하게 돼 기쁘며, 앞으로도 이석증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 방침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신경학저널(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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