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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소비 폭발, 삼성전자 ‘수퍼 서프라이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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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2020년 3분기(7~9월)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한 66조원, 영업이익은 58.1% 늘어난 12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시장에선 이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최대 10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3분기 영업익 58% 늘어 12.3조 #가전·폰 특수, 사상 두번째로 많아 #화웨이 제재 반사이익도 한몫 #증권가 “4분기도 10조 넘을 것”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날 발표한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삼성전자는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와 4분기(10조8000억원)에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2018년의 호실적이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 효과를 등에 업은 덕분이라면, 이번 실적은 모바일·가전 등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이 분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에 억눌렸던 전자기기 수요 상당 부분이 3분기에 뒤늦게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코로나19 보복 수요’(펜트-업 수요)로 인해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2분기 대비 하락한 가운데서도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B2C 사업의 한 축인 휴대전화는 올 3분기 8000만 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갤럭시S20을 공개했던 올 1분기(6400만 대)에 비해선 약 25%, 코로나19가 한창 번졌던 2분기(5700만 대)와 비교하면 약 40%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들어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주춤해지고, 삼성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와 노트20, 준고급형 ‘S20 팬에디션(FE)’까지 신작을 잇따라 발표한 효과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서유럽·인도 등지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났고, 코로나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서유럽은 화웨이, 인도는 샤오미가 득세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고무적인 결과다. 화웨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조치에 따라 북미뿐 아니라 영국·독일 등 미국의 우방국이 포진한 서유럽에서도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1조9500억원) 대비 배 이상 증가한 4조5000억원, TV·생활가전을 맡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7300억원) 대비 배 가까이 늘어난 1조3800억원으로 보고 있다. CE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경우 2016년 2분기(1조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 된다.

주력 사업부서인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은 5조5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는 2분기(5조4300억원)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이지만 4분기 전망을 놓고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하반기 들어 상승 추세가 꺾인 D램값이 아직 반등하지 않았고, 4분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신작이 발매됨에 따라 북미·유럽 등지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9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10조원 이상은 될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설명회(콘퍼런스 콜)는 오는 29일 열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33% 내린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6만700원까지 오르며 1% 이상 상승세를 보이다가 차익 실현 매물에 소폭 하락했다.

이재용 5개월 만에 해외 출장

이재용

이재용

이재용(52·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유럽 출장길에 나섰다.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직후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건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삼성 안팎에선 차량용 반도체 관련 협력을 위해 네덜란드·스위스 출장을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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