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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기아 PO 1차전] "이래서 우리가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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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기아와 SK가 한장 남은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9일 광주 1차전 선발은 김진우(기아.11승5패)와 채병용(SK.9승5패4세이브). 둘 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빠른 공이 주무기다. 그러나 김진우가 팀의 에이스로서 6회 이상 마운드를 지킨다면 채병용은 '맨 앞에서 던지는 투수'다. SK는 채병용 이후 김원형(정통파)-이승호(좌완)-조웅천(잠수함)으로 짜여진 '삼각편대 불펜'을 활용해 승부를 건다.

시즌 상대 전적은 SK가 10승9패로 '한뼘' 앞섰지만 정작 중요한 후반기에는 기아가 6승2패의 우위를 보였다.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9%. 86년 이후 치러진 19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서 승리한 15개 팀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이래서 기아가 이긴다=야구, 특히 단기전은 '투수놀음'이다. 마운드가 강한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기아는 외국인 투수 존슨(8승1패3세이브)이 합류한 뒤 8개 구단 최고의 선발진을 갖췄다. 팀 방어율(3.62)1위다.

김진우(3.45).리오스(3.82).존슨(3.00) 등 방어율 3점대의 선발투수 삼총사의 무게는 SK를 압도한다. 1, 2번타자 이종범(50도루)-김종국(31도루)의 '원투펀치'는 기동력 야구의 최첨단이다. 정확성.배짱.수읽기 등에서 SK 조원우-이진영과는 비교가 안된다.

지난해 LG와 플레이오프를 치러본 것도 큰 재산이다. 벤치의 경험에서 앞선다는 의미다. 1,2차전을 광주 홈구장에서 치르는 것도 기아의 유리한 점이다. 기아는 홈승률(0.667) 1위 팀으로 안방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이래서 SK가 이긴다=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2001년의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승리의 바람을 몰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이 그 좋은 예다. SK는 바람을 타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한화와 벌였던 '준준 플레이오프' 4위 싸움을 승리로 장식했고 지난해 챔피언 삼성을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으로 일축했다.

2승1패로만 이겼어도 잦아들었을 바람이 오히려 더 거세졌다. 게다가 3일 동안 충분히 쉬었다. 4위팀으로서의 핸디캡을 최소화시켰고 오히려 실전감각을 살렸다.

기아에는 장성호(0.315)를 빼고는 뚜렷한 왼손타자가 없다. 그래서 오른손투수 위주로 불펜을 꾸릴 수 있다. 기아 상대 성적에서 김원형(0.77.2승)과 조웅천(0.90.7세이브)은 무적이나 다름없다. 타선에서는 이호준-김기태 등 4, 5번타자가 광주일고 출신이라 위축될 일이 없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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