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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증인 없이 국감 스타트…추미애·北피살 등 공방 예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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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부터 26일까지 스무날 동안 진행된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 군 휴가 특혜 의혹과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사건 등을 두고 여야 사이 첨예한 공방이 예고된 상황이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창끝을 바짝 벼르고 있는 곳은 국방위다. 추 장관 의혹과 공무원 이씨 피살사건 모두 군과 관련된 사안이다. 국방위는 국감 하루 전날인 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계획서를 힘겹게 채택했지만, 기관증인을 제외한 일반 증인·참고인 채택은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불발됐다. 국방위 여야 간사인 황희 더불어민주당,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만나 일반 증인·참고인에 대한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 의혹과 관련해선 당사자인 서씨와 추 장관의 남편 서성환(64) 변호사, 이철원 전 주한미8군한국군지원단장(예비역 대령), 당직사병 현모(27)씨(예비역 병장) 등과 공무원 이씨 피살사건과 관련해선 이씨의 친형 이래진(55)씨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야당 고발로 검찰이 수사해 무혐의 종결된 사건을 자꾸 끌어다 정쟁 수단을 삼고 있다. 이래진씨 역시 국감 증인으로 적절치 않다”(황희 의원)며 버티고 있다. 이를 두고 이날 국방위에선 여야 의원 사이 설전이 벌어졌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55)씨(가운데)와 하태경(오른쪽),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종로 유엔북한인권 사무소에서 유엔사무소 대표권한대행과 면담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의 형 이래진(55)씨(가운데)와 하태경(오른쪽),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종로 유엔북한인권 사무소에서 유엔사무소 대표권한대행과 면담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홍영표 의원=“추 장관 자제분 문제는 야당이 우려먹을 만큼 다 우려먹었다. 얼마나 더 해야 하나.”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민주당이)지난 번 인사청문회 때 국감에서 추 장관 문제 다루자고 했잖나. 왜 자꾸 말을 바꾸나.”

▶민주당 황희 의원=“민간인 총격 사망한 형님 되시는 분은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하시는데, 이게 공방이 되려면 우리 SI(Special Intelligence·특수정보)가 노출된다. 과연 증인으로서 무슨 의미가 있나.”
▶무소속 홍준표 의원=“나와서 한풀이를 하게 해달라는 것 아니냐. 국회에서 해원(解寃·원통한 마음을 풀다) 절차를 갖는 게 옳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추 장관과 관련한 증인·참고인은 양보의 여지가 없지만, 이래진씨의 경우 자신의 국감장 출석 의사가 강한 만큼 여야 간사 협의 과정에서 적절히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추미애(가운데) 법무부 장관과 강경화(왼쪽 뒤)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뉴스1]

추미애(가운데) 법무부 장관과 강경화(왼쪽 뒤)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뉴스1]

뇌관은 추 장관이 기관증인으로 출석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도 있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이 국회 답변 과정에서 한 거짓말을 물고늘어질 계획이다. 12일 법무부 국감 과정에서 추 장관의 답변 태도 논란이 또  불거질 수도 있다. “소설 쓰시네”(지난 7월 27일) “죄 없는 사람 여럿 잡아다 가둘 것 같다”(지난달 21일) 등 이미 전례가 있어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하는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선 윤 총장 장모 관련 사건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추궁이 예고돼 있다.

공무원 이씨 피살사건은 8일 외교통일위의 통일부,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의 해양경찰청 국감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질 예정이다. 외교부의 전 세계 국가·지역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67) 연세대 명예교수가 여행 목적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서도 7일 외교부 국감에서 야당의 집중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감장에는 마이크를 기존 2인 1개에서 1인 1개로 늘렸고, 좌석마다 칸막이를 설치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이 방역에 집중한 회의 준비로 분주하다. 오종택 기자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국감장에는 마이크를 기존 2인 1개에서 1인 1개로 늘렸고, 좌석마다 칸막이를 설치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이 방역에 집중한 회의 준비로 분주하다. 오종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선 경제위기 대응 과정에서 커진 재정건전성 우려(기획재정위),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독감 백신 공급 차질 문제(보건복지위),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사업 검증(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일부 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 불허를 위한 경찰 차벽 설치의 적절성 시비(행정안전위) 등이 이번 국감의 다른 쟁점들이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감장 안, 대기 장소, 일일 출입등록 인원을 각각 50명으로 제한하고 마이크 갯수를 늘려 복수의 의원이 공유하지 못하도록 했다. 복지위는 8일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국감, 외통위는 재외공관 국감을 비대면 화상연결로 진행키로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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