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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로 한방 맞은 트럼프, TV토론·백신이 살려낼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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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언택트 한가위 - 5주 앞 미국 대선, 관전포인트 5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더 미국을 이끄느냐, ‘47년 차 정치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트럼프를 멈춰 세우느냐. 이를 결정짓는 미국 대통령선거가 11월 3일 열린다.

코로나 비대면 속 TV토론 영향력 #말실수 잦은 바이든 선방 여부 주목 #10월 꼭 터지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지난 대선 힐러리 e메일 폭로 타격 #반트럼프 보수 끌어안은 민주당 #현안 터질 때 분열 막아낼지 관심

이번 선거는 또 한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지속하느냐, 여기에서 멈추느냐에 미국의 앞날은 물론 전 세계의 미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49.8%)가 전국 지지율에서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42.8%)을 7%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리얼클리어폴리틱스 9월 12~25일 여론조사 평균) 한때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좁혀지는 추세다.

관전 포인트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국 대통령 선거 주요 일정.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TV토론, 트럼프를 구할까=첫 대결의 장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생중계 TV토론이다.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셀레브리티 방송인 출신으로 TV토론에 강하다고 자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우세할지, 평소 말실수가 잦은 바이든 후보가 얼마나 선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월 7일에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들의 대결, 부통령 TV토론이 열린다. 10월 15일 2차 대통령 TV토론, 일주일 뒤 3차 토론을 끝으로 공식 일정이 막을 내린다.

마이크 펜스(左), 도널드 트럼프(右)

마이크 펜스(左), 도널드 트럼프(右)

전국 생중계 TV토론은 1960년 시작됐다. 당시 땀을 뻘뻘 흘리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는 젊고 에너지 넘치는 신예 존 F 케네디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프롬프터도, 참모도 없이 홀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의 기지와 순발력까지 검증할 수 있는 자리다.

다만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유권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선거 마지막 두 달에 지지 후보를 바꾸는 미국 유권자는 5~10%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수의 부동층도 끌어들여야 하는 후보들은 TV토론에 사활을 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후보를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TV토론의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옥토버 서프라이즈 터지나=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막판에 폭로하거나 터져나오는 뉴스를 말한다. 2000년 대선 닷새를 앞두고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1976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다는 폭로가 나온 게 대표적이다.

2004년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맞붙었을 때 10월 29일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 소행을 인정하는 영상이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2016년 10월 7일 러시아 정보기관이 해킹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e메일을 위키리크스가 폭로했고, 다음 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후보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도발이나 북·미 협상 재개를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거론하지만, 미 언론은 그보다는 미국 국내 뉴스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뉴욕 타임스가 27일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도 일종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예고편’일 수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0년간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앞으로 수주 동안 관련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左), 카멀라 해리스(右)

조 바이든(左), 카멀라 해리스(右)

3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전문가들은 올가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선거 직전에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전의 승부수로 백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말 안에 나올 것이고, 어쩌면 10월에 나올 수도 있다”고 이미 예고까지 했다.

4 대법관 인준 갈등=다음 달 중순부터 상원은 에이미 코니 배럿(48) 연방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원 법사위는 12일 청문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별세한 지 8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통 보수주의자 배럿을 전격 지명하면서 인준 표결을 놓고 양당이 또 하나의 전투를 치르게 됐다. 공화당은 선거일 직전인 10월 마지막 주에 배럿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인준은 단순히 대법관 한 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선거 결과가 “결국 대법원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5민주당 ‘빅 텐트’ 찢어지나=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 온건파인 바이든을 중심으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일명 ‘빅 텐트’ 전략을 썼다. 이념적으로 가장 왼쪽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있고, 가장 오른쪽에는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같이 평생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를 찍을 수 없어 합류한 ‘바이든 리퍼블리칸’들이 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현안이 터졌을 때 대응이 느리고, 모두를 만족하게 하려다 아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들이 종종 나온다. 분열 조짐도 보인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바이든의 정책이 충분히 진보적이지 않다고 공개 비판한 게 신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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