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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공매도 금지 연장, 韓 주식시장 버블 키울 수 있어"

중앙일보

입력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한국의 공매도 금지 6개월 연장 조치가 주식시장의 버블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통신은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신풍제약 주가 등을 언급하며 “공매도 금지 조치로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져 변동성과 비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한국 금융위원회는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조치를 6개월 연장해 내년 3월까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폭락 장세가 이어지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후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빠르게 회복했으나 지난달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자 공매도 금지를 추가로 연장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전략이다.

공매도는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개인 투자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를 두고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볼 수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적극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날 통신도 “공매도 금지 연장 조치에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매도가 필요한 기관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했다”며 “이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미루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기관 투자자가 빠진 증시는 변동성이 크고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의 공매도 금지가 길어질 경우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한국의 가중치가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에 본사를 둔 헤지펀드 페트라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이날 통신에 "공매도는 시장을 위해서 필요하다"며 "생명 공학 업종에서 나타난 거품은 공매도 부족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 이로 인해 고평가된 주가가 계속해서 급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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