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NEIS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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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학입시를 코 앞에 두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고3학생들이 대학에 제출할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처리 방식 때문이다.

서울지역 대학들은 학생부 성적을 NEIS로 처리해 달라고 교육인적자원부에 요구했다.

교육부도 지난달 초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올 정시모집 전형자료를 NEIS로 준비하라는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NEIS의 정보 유출 및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해온 전교조는 소속 교사들에게 NEIS를 학교 현장에서 쓸 수 없도록 인증.입력 거부를 선언했다. NEIS로는 학생들의 성적 등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는 12월 10일 원서접수가 시작되는 대학입시 정시모집을 앞두고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학의 NEIS 요구=서울지역 대학입학처장협의회(회장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7일 모임을 갖고 "대학 입학전형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학생부 자료를 NEIS로 통일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했다.

성회장은 "현재 NEIS와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을 놓고 논란이 많지만 입학 전형 과정에서 경비를 절감하고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NEIS로 통일할 필요가 있어 이를 교육부에 요구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역시 올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짧은 전형일정 등을 고려할 때 NEIS와 CS.수기(手記) 등을 모두 인정한 수시 1,2학기 모집과는 달리 모든 자료를 NEIS로 통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 반발=전교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정보화위원회가 NEIS를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는 마당에 교육부와 대학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NEIS 시행을 기정사실화해 밀어붙이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서울지역 44개대 처장 중 11개대 처장만 참석했기 때문에 대학입학처장협의회의 결정은 대표성을 잃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교조는 이어 '고3학생들에 대한 NEIS 협조 거부운동'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학생들의 성적을 NEIS로 입력.처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아예 NEIS 사용을 위한 인증을 거부하고 인증받은 교사도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인증 갱신 기한까지 인증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과거 입시 때마다 고3의 학생생활기록부를 CD롬으로 제작해 각 대학에 일괄 제공해온 관행을 중단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전교조는 8일 정보화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제안했다.

서울 B고의 정보담당 교사는 "일선 학교는 도대체 어떻게 학생들의 성적을 처리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럽다"며 "교육부나 정보화위원회가 나서 수험생들이 혼선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NEIS(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란=전국 초.중.고교와 시.도교육청, 교육부 등 모든 행정기관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학사.인사.예산.회계 업무를 전산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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