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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에 야생 버섯 쑥쑥…식용버섯과 닮은 독버섯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식용버섯과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 [사진 충북농업기술원]

식용버섯과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 [사진 충북농업기술원]

긴 장마 여파로 야생버섯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되면서 독버섯 섭취에 따른 중독 사고가 우려된다.

버섯 생식 최적 조건…독버섯 섭취시 중독사고 #모양 비슷해 주의 요구…이상 증세시 신고해야

 18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괴산군 청천면에 소재한 낙영산 일대의 야생버섯을 조사한 결과 총 18종의 버섯 중 11종이 독버섯이거나 식용이 불가한 버섯이었다. 국내에 자생하는 버섯은 2100여 종으로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는 버섯은 23%(500여 종) 수준이다. 나머지 1600여종은 독성이 있거나 먹을 수 없다.

 야생 독버섯 섭취로 인한 중독사고는 버섯이 많이 자라는 8월에서 10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주로 식용버섯과 모양이 비슷하게 생긴 겉모습을 보고 오인해 채취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9월 전북 남원시 수정봉에서 산행 중이던 등산객이 야생버섯을 섭취한 후 복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2018년 경북 문경에서는 야산에서 채취한 야생버섯을 나눠 먹은 마을주민 3명이 구토와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종옥 충북농기원 버섯팀장은 “최근 5년 동안 독버섯 중독사고 90여건 중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버섯은 기온이 25도~30도, 습도는 85% 이상인 조건에서 잘 자란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 토양이 수분이 많고, 흐린 날이 지속해 야생 버섯이 다량으로 자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큰깃버섯(식용, 왼쪽)과 독흰갈대버섯(독버섯). [중앙포토]

큰깃버섯(식용, 왼쪽)과 독흰갈대버섯(독버섯). [중앙포토]

 식용버섯과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으로는 붉은싸리버섯이 대표적이다. 싸리 빗자루처럼 생긴 ‘싸리버섯’은 먹을 수 있지만, 붉은싸리버섯은 다량을 섭취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식용인 흰 달걀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흰알광대버섯도 독버섯이다. 느타리버섯(식용)과 환경솔밭버섯(독), 큰갓버섯(식용)과 독 흰갈대버섯(독), 개암버섯(식용)과 노란개안버섯(독) 등도 구별하기 어려운 버섯이다. 독버섯이 식용버섯과 생김새, 서식지, 발생 시기 등이 비슷하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독버섯을 구별하는 속설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색이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먹어도 된다,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먹어도 된다, 독버섯은 버섯 대에 띠가 없다 등 민간 속설만 믿고 야생버섯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을 먹은 후 현기증이나 구토, 복통, 설사, 환각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전종옥 팀장은 “버섯은 종류마다 독의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버섯을 먹은 뒤 두통이나 구토와 메스꺼움을 느꼈을 때는 민간요법을 삼가고, 즉시 119나 응급의료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며 “병원에 갈 때는 섭취한 버섯을 가지고 가야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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