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보다 성장률 전망 낮아졌는데…정부, 최악 6월과 비교해 “올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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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달 만에 낮췄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전망치가 오히려 올랐다는 엉뚱한 보도자료를 내놨다. 전망치가 가장 좋았던 8월 대신에 좋지 않았던 6월 전망치와 비교하면서다.

OECD 한국 올 성장률 -1.0% 예상 #기재부 “보고서 원문 따랐을 뿐”

OECD는 16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로 예상했다. 지난달 11일 한국경제보고서에서 -0.8%로 전망한 것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주요국을 중심으로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회복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OECD는 향후 글로벌 교역 부진이 한국 경제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전망은) 6월 전망 대비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전망과 관련해선 “지난달 경제전망보다는 상승 폭이 다소 축소했다”고만 언급했다.

이는 OECD의 8월 전망이 나왔을 때와 사뭇 다른 대응이다. 당시 청와대와 정부는 이 전망을 토대로 자화자찬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OECD 37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1위로 전망된다”는 발언도 이때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8월 전망을 비교에서 빼고 6월 전망을 끄집어낸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가장 최신 수치에 대비해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보고서 원문에서 6월 전망과 비교했기 때문에 그렇게 밝힌 것”이라며 “8월 전망은 한국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에선 6월 전망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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