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채널로 북한에 비핵화·식량지원 논의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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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이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에 수해 복구 및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고 소식통이 16일 전했다.

소식통 “북, 답변없이 접촉은 계속” #폼페이오 “대북 인도적 지원 희망” #김여정, 수해현장 단독 방문 포착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미국은 최근 뉴욕 북한 유엔대표부 채널을 통해 비핵화 협상 재개와 코로나19 이후 식량난 등과 관련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제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아직 알맹이 있는 답을 주진 않았지만 접촉은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의 화상 대담 행사에서 “북한에 대해 추가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고,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 공개적으론 조용하지만, 북한 사람들과도 어디에 기회가 있을지 알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일 방송 인터뷰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정치국 회의에서 “코로나·홍수 피해와 관련해 어떤 외부적 지원도 받지 말라”고 지시했고, 북한은 자력갱생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여 고위급 협의가 재개된다면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직급은 차관급이지만 사실상 2인자로서 북·미 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여정이 지난 13일 김 위원장과는 별도로 태풍·수해 복구 현장을 방문한 사실을 한·미 당국이 포착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12·14일 현지 지도를 수행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비공개 지도를 했다는 뜻으로, 김여정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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