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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난에도…이란, 반정부시위 참여했던 유명 레슬러 처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공기업 경비원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이란의 유명 레슬링 선수 나비드 아프카리(27)가 끝내 처형됐다. 그는 2018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다.

"반정부시위 참여해 누명 씌운 것" 주장 나와 #SNS·인권단체·트럼프 등 "살려달라" 구명운동

이에 아프카리에 대한 사형 선고는 보복성 판결이란 주장이 나오며 이란 내에선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그에 대한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결국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살인 혐의로 이란 당국에 의해 처형된 나비드 아프카리.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실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으나 2018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EPA=연합뉴스]

살인 혐의로 이란 당국에 의해 처형된 나비드 아프카리.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실제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으나 2018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그에 대한 구명 운동이 벌어졌다.[EPA=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나비드 아프카리가 이란 남부 도시 시라즈의 한 감옥에서 처형됐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남동생 2명과 공모해 공기업 경비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아왔다. 지난달 29일 그에 대한 사형이 확정됐고, 남동생 2명에겐 각각 징역 54년과 27년이 선고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란 내 소셜미디어(SNS)와 해외 인권단체들은 그가 2018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누명을 씌어 보복성 판결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SNS에는 ‘#나비드를 살려달라’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번졌고, 외국의 유명 레슬링 선수들도 사형 선고가 부당하다면서 석방을 요청했다.

아프카리의 가족에 의해 공개된 녹음 파일에서 아프카리는 자신이 당국의 강요에 못 이겨 살인을 허위로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강압으로 인한 허위 자백에 근거해 사형 집행이 이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이란의 지도자들에게. 이 젊은이의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목숨을 살려준다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아프카리의 형 집행이 피해자 가족의 요청에 따라 종교적 관용 없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란 형법에 따라 죄수는 사형 집행 전에 피해자 가족을 만날 수 있다. 이에 아프카리와 피해자 가족은 13일에 만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이 아프카리에게 확정된 형을 그대로 집행해 달라고 이란 사법부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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