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OECD에서 한국이 5번째로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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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입국 중 한계기업 비중 [사진 전경련]

OECD가입국 중 한계기업 비중 [사진 전경련]

우리나라의 ‘한계기업’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OECD 가입국을 대상으로 자산총액 500억원 이상 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17.9%로 조사대상 24개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태가 3년간 지속되는 기업을 말한다.

한국은 OECD 평균 한계기업 비중(12.4%)보다 5.5%포인트 높고,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적은 나라인 일본(1.9%)보다는 16%포인트나 높았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5.4%에서 지난해 17.9%로 2년새 2.5%포인트 증가했다.

증가폭으로 따지면 조사 대상 24개국 중 6번째로 컸다.

미국, 캐나다, 스페인, 그리스의 경우 작년에 우리나라보다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지만 같은 기간 증가폭은 더 작았다.

미국은 1.2%포인트 늘었고 캐나다는 3.2%포인트 감소했다. 스페인과 그리스도 각각 4.0%포인트, 5.1%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산업별 한계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서비스업은 38.1%로 가장 높았다. OECD 서비스 업종 평균 한계기업 비중 10.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보다 서비스업종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국가는 터키(40.0%)가 유일했다.

서비스업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은 산업은 부동산업(30.4%), 운송업(24.3%)이었다.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낮은 업종은 식료품 소매업(4.7%)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서 향후 한계기업이 폭증할 우려가 큰 상황이고, 한계기업 증가는 국가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고 친기업적인 환경을 만들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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