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여야 일대일 회담을” 대통령에게 김종인과 회동 건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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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당정 관계는 환상적, 여야엔 협치.

문 대통령 “당정관계 거의 환상적” #간담회서 추미애 문제는 언급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신임 지도부에 던진 메시지다. 신임 지도부와의 상견례 자리였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 사무총장, 한정애 정책위의장만 함께했고 차와 과일이 곁들여진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 체제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국민이 우리 당이 좀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잘 받들면서 국난 극복에 앞장서는 그런 당이 될 것이라는 그런 기대를 훨씬 높이 가지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정 간 여러 가지 관계는 거의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아주 좋은 관계”라며 4차 추가경정예산안, 긴급재난지원 방안, 한국판 뉴딜 정책 등을 언급했다. 그러곤 “‘문재인 정부가 바로 민주당 정부’라는 당정 간 하나 되는 마음”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협치’란 단어를 8차례 썼다. 그는 “국가적으로 아주 위중하고 민생경제와 국민들 삶에 있어서도 아주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하게 됐다”며 “여야 간 협치. 또 나아가 여·야·정 간 합의 또는 정부와 국회 간 협치를 지금처럼 국민들이 절실히 바라는 시기가 없었다”면서다. 이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연설에서 ‘우분투(ubuntu·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정신을 강조한 걸 인용하며 “야당의 호응 논평이 일시적인 논평에 그치지 않고 정말 실천으로 이어져 여야 간 협치가 복원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여야 간 합의로 가족돌봄휴가 연장법이 의결이 된 걸 모범 사례로 들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정·청은 운명공동체이고 당은 그 축의 하나다. 그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코로나 극복과 민생 안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포함한 개혁 입법 완수 등을 거론하며 “이번 회기에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협치 의지를 밝히며 문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간 회동 또는 일대일 회담을 추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간 회동 공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만남을 건의한 것이다.

이날 정국 현안인 추미애 장관 건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떨떠름해하면서도 나서지 않은 분위기라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식 대응을 안 하지만 사안을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 장관이 직접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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