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리두기로 캠핑·홈파티서 한잔, 와인 잘 나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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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코로나19 확산에도 캠핑과 홈파티가 늘며 와인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와인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도 캠핑과 홈파티가 늘며 와인 판매는 증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와인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에서 와인이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즉석조리 식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백화점·마트 와인 매출 크게 늘어 #편의점 조각치킨·즉석피자도 인기

역대 최장 장마에 이어 코로나19의 재확산까지 덮친 지난 7~8월 와인 매출의 신장세는 폭발적이다. 이 기간 현대백화점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56% 늘었다. 올해 와인 매출 평균 신장률(27.1%)의 두 배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7~8월 휴가 기간 해외여행이 막히자 캠핑 등 국내 여행을 즐기거나 집에서 홈파티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와인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외려 지난 연말부터 커지기 시작한 와인의 인기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약 30% 줄었지만, 와인 매출은 4% 넘게 성장했다. ‘언택트’ 소비가 자리 잡고 지난 4월 규제 완화로 온라인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확산했다. 결혼식 답례품으로 와인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주요 백화점은 와인 선물세트 물량을 평소보다 20~30% 늘렸다.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저렴한 가격대의 와인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의 가격대는 3만~5만원(35%)이었지만, 1만~3만원 와인의 매출 비중도 25%나 돼 뒤를 이었다. 이마트가 지난해 선보인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4900원)는 국내 최초로 연간 200만병 판매를 돌파했고, 롯데마트가 지난 6월 내놓은 3000원대 와인 ‘레알푸엔테’(3900원)는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5만병을 기록했다.

한편 편의점 CU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이튿날 오전 2시)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부문은 조각치킨 등 즉석조리 식품(한 달 전보다 37.2% 증가)이었다. 조리면(파스타·콩국수·볶음면 등) 36.9%, 냉장 간편식(피자·떡볶이·수제비 등) 29.6%, 냉동만두 26.9% 등 야식 메뉴의 판매도 늘었다. 방역 당국의 야간 취식 금지 조치로 야간에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산 뒤 집에 가져가 먹는 수요가 늘었다고 CU는 보고 있다. 반면 컵라면 매출은 11.7% 감소했고, 함께 먹기 좋은  꼬마김치 매출도 5.6% 줄었다. 숙취해소 음료는 37.7%나 감소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정승욱 MD기획팀장은 “편의점 내 야간 취식이 금지되고, 방역수칙에 따라 심야 라이프스타일이 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추인영·곽재민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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