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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아들 평창 통역병 시켜라, 국방장관실·국회 등서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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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27)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더해 보직 민원 의혹까지 제기됐다. 카투사병으로 근무하던 서씨를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통역병으로 보내라는 압력이 있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씨는 2016년 11월~2018년 8월까지 미국 육군 제2보병사단에서 복무했다.

신원식 의원실, 부대장 녹취록 공개 #“국방장관실 등에서 청탁 들어와 #제비뽑기로 결정…추 아들 탈락” #추 장관 아들 변호인 “아는 바 없다”

신원식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의원실은 6일 카투사병을 관리하는 이모 당시 한국군 지원단장(대령)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단장은 녹취록에서 “(추 장관 아들 관련해서) 동계올림픽 할 때 막 압력 들어왔던 것들을 내가 다 안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추미애장관 아들 의혹 관련 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추미애장관 아들 의혹 관련 발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 단장=“(서씨가) 어떻게 해서 카투사 왔을 때 최초 분류부터 막았고 동계올림픽 할 때 막 압력이 들어왔던, 막 이런 것들을 내가 다 안 받아들였지만….”

▶신 의원실 보좌관=“통역병으로 갔다고 하던데.”

▶이 단장=“안 갔다. 그를 보내라는 청탁이 이제 국방장관실이나 국회연락단에서 많이 오고 부하들한테 하고 했는데…. 내가 회의 때 ‘너희들 잘못하면 이건 문제 될 수 있으니’. (중략) 선발 방법을 바꿨다. 제비뽑기로.”

이 단장은 이후 서씨를 포함해 대상들을 모아놓고 “‘너희들이 하도 청탁을 많이 해서 제비뽑기한다. 문제 있는 사람 손 들어봐’ 해서 없기에 제비뽑기해서 (서씨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이후 서씨는 빠진 채 카투사병 60여 명이 통역요원으로 지원을 나갔다고 한다. 이 단장은 “나중에 추가적으로 또 보내달라고 하는 것을 내가 막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씨를 대리하는 임호섭 변호사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피고발 사건 범위가 아니라 아는 바가 없다. 말할 위치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서씨 측은 이날 ▶입대 전인 2015년 4월 7일 왼쪽 무릎 수술 관련 진료기록 ▶2017년 4월 5일 오른쪽 무릎 수술 필요 소견서 ▶2017년 6월 21일 병가 연장 관련 진단서 모두 3건을 공개했다. 서씨는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차,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했고 군부대 복귀 없이 24일부터 27일까지 개인 연가를 사용했다.

법조계나 군 일각에선 그러나 “추 장관 아들이 아프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휴가 연장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서씨 측이 “(군에) 2차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도 냈다”고 했지만 이날 공개분엔 없었다. 6월 21일은 추 장관 보좌관이 군 관계자에게 “서 일병 휴가가 곧 종료되는데 (3차) 병가 처리해줄 수 있느냐”(신원식 의원실)고 했다던 날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진단서 등의 공개는 논점을 흐릴 뿐이지 본질을 밝히는 데 주요한 것은 아니다”며 “규정에 따라 사전에 승인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특혜를 받은 것인지 등이 설명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 보좌관이 부대에 서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연락했다는 의혹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이와 관련, 서울동부지검이 눈총을 받고 있다.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최근 대검찰청에 박석용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와 대검 소속 검찰수사관의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추 장관 보좌관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모 대위의 조사 등을 담당했고, 최근 인사에서 ‘영전’했었다.

국민의힘은 특임검사를 요구한다. 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정권 호위무사로 전락하지 않은 검사를 찾아 수사를 맡겨야 한다. 스스로 ‘아주 간단한 수사’라고 한 추 장관이 다른 행동을 하면 특검, 국정조사 등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재·나운채·박사라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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