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선은 경험 못한 강력 태풍” 7일 남해안 강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02호 11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강하게 발달했다. 하이선이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일 기상 당국이 태풍의 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일 관통 예상 경로에 긴장감 #동해쪽으로 휘어질 가능성도

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선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9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0㎞의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Pa, 강풍반경은 400㎞, 최대풍속은 초속 49m로 ‘매우강’ 수준으로 발달했다. 하이선은 7일 오전 서귀포 동쪽 해상을 지나 낮에 남해안 부근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현재 태풍 하이선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고수온역에서 태풍 눈이 보일 정도로 매우 강하게 발달했다”며 “7일 남해안에 상륙하는 게 현재 시점에서 가장 높은 확률 중 하나의 경로”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기상청은 다만 태풍의 경로가 일본을 어떤 길로 지나느냐에 따라 한국으로 오는 경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풍이 오른쪽으로 휘어서 일본 열도를 지난다면 세력도 약해지고 경로 역시 동해안 쪽으로 더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본은 비상이 걸렸다. 하이선이 일본 오키나와(沖繩) 동쪽을 지나는 5일부터 ‘초강력급 태풍’에 육박할 정도로 가장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6일 오전 3시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에 있는 다이토(大東) 열도를 지날 때는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55m,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80m까지 상승할 것으로 일본 기상청은 내다봤다. TV아사히는 “초속 80m는 시속 288㎞로 신칸센(新幹線)에서 얼굴을 내밀고 바람을 맞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930hPa이하의 태풍이 상륙한 건 1959년 이세완(929hPa·국제명 베라), 1961년 제2무로토(925hPa·낸시),1993년 13호 태풍(930hPa·양시) 정도다. 이세완 태풍 때는 50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일본 기상청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강풍과 높은 파도, 큰 비가 우려된다”면서 태풍이 접근하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 대책을 모두 끝내줄 것을 당부했다.

교토대학 방재연구소 야모리 가쓰야(矢守克也) 교수는 NHK에 “태풍의 영향이 미치기 전에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수퍼 베스트 대피’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이 근접해 지자체가 준비한 대피소로 이동하는 게 ‘베스트 대피’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까지 감안해 태풍이 오기 하루 전에 위험도가 덜한 친척 집이나 호텔 등으로 피신하는 ‘수퍼 베스트 대피’를 추천하는 것이다.

천권필·윤설영 기자 feeli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