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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이겨낸 에이스 류현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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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류현진이 3일 마이애미전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로 시즌 3승을 올렸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류현진이 3일 마이애미전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로 시즌 3승을 올렸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이 8월의 상승세를 9월 첫 등판에서도 이어갔다. 에이스 류현진의 활약 속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포스트시즌을 넘본다.

마이애미전 8K 1실점, 시즌 3승 #평균자책점 2.92→2.72로 낮춰 #MLB “류현진이 난장판 정리” #토론토, 가을야구 위해 투수진 보강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했다. 류현진은 7회 말 구원투수 A.J 콜과 교체됐고, 팀이 2-1로 승리하면서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92에서 2.72로 낮췄다. 아메리칸리그(AL) 8월 평균자책점 1위(1.29)에 오른 류현진은 9월에도 호투를 이어갔다.

경기 뒤 토론토는 구단 공식 트위터에 ‘우리 에이스가 승리를 가져다줬다(Our ace dealt us a W)’는 글을 올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오늘 경기를 이긴 건 류현진 덕분이다. 수비가 돕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팀을 위해 좋은 공을 던졌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2회 말 위기를 맞았다. 상대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테오르카 에르난데스, 2루수 조나단 비야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이어 코리 디커슨의 타구 땐 비야가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병살타로 2아웃이 될 상황이 무사 1, 2루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혼자 힘으로 극복했다. 루이스 브린슨의 타구가 류현진 발을 맞고 비야에게 향했고, 타자주자를 잡아냈다. 호르헤 알파로, 재즈 치즘은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 2사 이후 세 타자 연속 안타로 1점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고 6회까지 책임졌다.

토론토 야수들은 공격에서도 실수를 연발했다. 비야는 1회 2사 이후 안타를 친 뒤 2루로 무리하게 뛰다 아웃됐다. 2회엔 루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견제사를 당했다. 4회에도 비야가 2사 1, 3루에서 홈 쪽으로 무리하게 리드하다 포수 견제구에 횡사했다. 그나마 5회 구리엘이 투런홈런을 쳐 이길 수 있었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우리 팀의 에이스임을 보여줬다. 수비 상황에서 잡을 수 있는 타구도 안타가 됐고, 실책이 이어졌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졌다. 대단했다. 그게 바로 에이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MLB 닷컴은 “류현진이 걸레와 양동이를 들고 동료들이 만든 난장판을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올시즌 일정의 절반 이상을 소화한 현재, 토론토의 류현진 영입은 성공적이다. 선수 자신은 8차례 등판에서 3승에 그치고 있지만,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토론토는 6승(2패)을 거뒀다. 올 시즌 팀 승리(19승·3일 현재) 중 3분의 1이 류현진 선발 경기에서 나온 셈이다.

류현진 최근 6경기 투구 내용

류현진 최근 6경기 투구 내용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류현진 영입 당시 “미래를 본 계약이다. 2020시즌만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말했다. 보 비셋,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구리엘, 네이트 피어슨 등 유망주들이 폭발하는 내년부터 성과를 거두고, 류현진이 그 중심에 서기를 바랐다.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류현진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모양새다.

토론토는 19승 16패로 AL 동부지구 3위다. 1위 탬파베이 레이스(26승 12패), 2위 뉴욕 양키스(20승 15패)를 제치고 지구 우승을 노리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올시즌에 한해 가을야구 참여 팀 숫자가 리그당 6팀에서 8팀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현재 AL 승률 8위다. 2016년 이후 5년만의 가을야구를 가시권에 뒀다.

토론토 구단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맷 슈메이커, 트렌트 손튼, 피어슨 등 선발 투수 3명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폭풍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타이후안 워커(시애틀), 로비 레이(애리조나), 로스 스트리플링(LA 다저스)을 영입해 빈자리를 메웠다.

우완 워커는 2018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복귀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다. 등번호 ‘00번’을 달고 99번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뤘다. 레이는 올시즌 주춤하지만 MLB 통산 48승을 올린 실력파다. 스트리플링은 다저스 시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모두가 류현진을 중심으로 토론토의 ‘대권 도전’에 참여할 조력자들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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