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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들이 3년간 길러온 머리카락 자르고 단발머리 된 이유

중앙일보

입력

공군 교육사 조아란 중사가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기위해 자른 40cm 길이 머리카락을 소개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 교육사 조아란 중사가 소아암 환자에게 기부하기위해 자른 40cm 길이 머리카락을 소개하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 교육사령부 조아란(27, 공군항공과학고 40기) 중사가 3년간 길러온 머리카락 40㎝를 잘라 소아암 환자 단체에 기부했다. 조 중사에 앞서 육군과 해군, 해병대에서도 머리카락을 기부한 여군의 소식도 이어져 감동을 더 해준다.

소아암 환자 가발 제작에 기부 동참 이어져

3일 공군은 “조 중사가 소아암 환자 대상 특수가발 제작 및 기부 단체인 ‘어머나(어린 암 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본부’에 머리카락을 기부했다”며 “가발로 제작돼 항암 치료 중인 환아에게 기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중사는 “병마와 힘들게 싸우고 있는 소아암 환자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머리카락을 길렀다”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조 중사의 기부는 2016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TV에서 소아암 환자가 항암 치료 중 탈모가 생겨 마음의 상처를 받고도 암 환자가 사용하는 가발이 수백만 원을 넘어 구매하지 못 하는 사연을 접했다. 기부를 결심한 배경이다. 평소 긴 머리를 즐기던 조 중사는 그때부터 1년간 머리카락을 더 기르고 관리해 30㎝를 잘라 기부했다.

소아암 환자를 돕고자 전민경 중사(왼쪽)와 최윤영 하사가 모발을 기부했다. 전 중사는 약 2년 6개월 동안 기른 모발 30㎝가량을, 최 하사는 약 1년간 기른 모발 15㎝가량을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육군 3사단 제공]

소아암 환자를 돕고자 전민경 중사(왼쪽)와 최윤영 하사가 모발을 기부했다. 전 중사는 약 2년 6개월 동안 기른 모발 30㎝가량을, 최 하사는 약 1년간 기른 모발 15㎝가량을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 운동본부'에 기부했다. [육군 3사단 제공]

암 환자 가발은 일반 가발과 달리 특수 제작된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작은 상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압박감을 줄이고 거부 반응이 생기지 않도록 항균ㆍ멸균 처리를 거쳐 제작된다.

머리카락을 기르고 관리하는 것도 특별해야 한다. 머리카락에 화학 성분이 남는 걸 피해야 하기에 파마ㆍ염색은 할 수 없고 매일 모발 건강에 신경 써 관리해야 한다.

해병대 김경진 중사가 소아함 환자에게 기부하기 위해 4년간 기른 30㎝ 길이 모발을 보여주고 있다. [해병대 제공]

해병대 김경진 중사가 소아함 환자에게 기부하기 위해 4년간 기른 30㎝ 길이 모발을 보여주고 있다. [해병대 제공]

군인이기에 더 어려운 노력이 필요하다. 단정한 두발 규정을 지켜야 하기에 근무 중에 언제나 머리망을 착용한다. 모발이 자랄수록 늘어난 무게를 이겨내야 한다.

조 중사는 또 다른 3년의 도전을 다시 시작한다. 그는 “소아암 환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앞으로도 기부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여군의 머리카락 기부 미담은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육군 5군단 김루시아 하사, 3사단 전민경 중사와 최윤영 하사, 25사단 박미연 중사도 머리카락을 ‘어머나’에 기부했다. 앞서 7월에는 해병대 제9여단 김경진 중사, 2사단 김미경 대위와 김교령 중사도 기부에 동참했다. 지난 5월에는 해군 제주기지전대 제7기동전단 소속 김현아 대위도 수년간 길러온 머리카락 45㎝를 잘랐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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