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중국 핵탄두 200기 보유…10년 뒤엔 2배로 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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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국방부가 현재 200기 정도로 추정되는 중국 핵탄두에 대해 “앞으로 10년간 두 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가 중국 핵탄두 보유량을 수치로 공개한 건 처음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각해 대중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첫 수치 공개, 중국 위협론 부각 #“몇몇 군사분야 이미 미국 능가”

미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중국의 핵전력 확대 및 현대화에 따라 현재 200기 초반 수준인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규모 면에서 최소 갑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지상 기반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 핵탄두의 경우 중국은 현재 100기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5년 내 200기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핵전력의 양뿐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기존 지상·해상 기반 핵전력을 증진하면서 공중 발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착수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몇몇 군사 분야에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해졌거나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중국은 130척의 수상전투함정 등 350척의 군함·잠수함을 보유함으로써 양으로는 293척 군함을 보유한 미 해군보다 많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대중국 고립 전략에 맞서 아시아·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양제츠(楊篪) 중앙외사위원회판공실 주임이 지난달 19~22일 싱가포르·한국을 방문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이탈리아·네덜란드·노르웨이·프랑스·독일을 찾았다. 양제츠도 1~4일 스페인·그리스를 방문한다. 중국 외교 실무를 관장하는 랭킹 1, 2위 인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움직이는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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