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연장되나" "알아보겠다" 군 간부, 秋보좌관에 콜백도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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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보좌관이 아들 서모(27)씨의 휴가 연장 여부를 묻기 위해 당시 서씨 부대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간부가 다시 보좌관에게 '콜백'을 해 상황을 설명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의혹과 관련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의혹과 관련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2일 서씨 부대 A 대위와의 통화 내용 일부를 공개한 신원식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 의원 측에 따르면, A 대위는 당시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았을 뿐 아니라 ‘콜백’까지 했다고 한다. 휴가 연장이 가능한지 묻는 추 장관 보좌관의 전화를 받고 “알아보겠다”고 답한 뒤, 상관에게 보고하고 다시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해 줬다는 것이다. 신 의원이 이날 공개한 통화 내용 녹취록은 전체 78분의 통화 중 3분가량인데 나머지 75분 통화 내용 중 이같은 내용이 있다는 게 신 의원측 설명이다.

앞서 이날 오전 신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도 A 대위의 발언이 담겨 있다. 해당 녹취록은 신 의원 보좌관이 지난달 30일 A 대위와 통화한 내용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신 의원 보좌관은 “그때 추미애 보좌관이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느냐 문의 전화가 왔다고 그랬죠?”라고 물었고, 이에 A 대위는 “예”라고 답했다. 또한 A 대위가 “추 의원 보좌관이 굳이 이걸 왜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이건 어떻게 보면 (사생활 관련한 일인데)… 바쁘다고 쳐도”라고 한 대목도 포함됐다.

녹취록엔 또 서씨의 지휘관이었던 당시 지역대장 B 전 중령 역시 “병가를 연장할 수 없느냐는 그런 전화를 받은 거 같고, 지원 장교가 ‘안 된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서씨의 변호인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2015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입대 후인 2017년 4월께 오른쪽 무릎도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같은 달 국군 양주병원에서 병가 관련 서류를 발급받았다며 “(군에)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추 장관 보좌관의 개입 의혹에 대해선 “2~3일간의 병가 연장을 간부에게 문의했다. 막상 신청하니 병가는 어렵고 휴가를 써야 한다고 들었다”라고만 했다. 보좌관 관여 여부는 말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에서 자신의 보좌관 전화 여부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다. 오전엔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고 답했으나 오후엔 “보좌관에게 그런 것을 시킨 바 없다. 그럴 이유조차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신 의원은 “추 장관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며 “만일 (추 장관이) 거짓말을 계속하면 중요한 결단을 해서 그분들의 거짓을 낱낱이 밝히겠다.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당시 부대 관련자들은 추 장관 아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휴가 및 근무지 이탈을 할 수 있도록 비호했으며, 이는 군형법상 근무 기피 목적의 위계죄와 그에 대한 방조죄에 해당한다”며 서씨와 부대 관련자들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로 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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