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검언유착 오보, 기자보다 데스크가 욕심내면서 발생"

중앙일보

입력

양승동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동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동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이 2일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 사건과 관련 “기자보다는 데스크가 기사가 밋밋하다고 판단해 욕심을 내면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기자에게 과도한 자율성을 준 것이 아니냐”는 황보승희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KBS 9시 뉴스는 지난 7월 18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지난 2월 부산고검에서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근거로는 둘 사이 녹취록을 들었다. 그러나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측이 "그런 사실이 없다"며 녹취록 원문을 공개하자  KBS는 이튿날 오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양 사장은 “(보도) 당시 주말이어서 주말 당직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에) 6월부터 다양한 취재를 했는데 보도 전날 (이동재 기자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서 발생과 분석 기사를 함께 써야 한다는 오전 발제가 이뤄져 기사화했다. 반론을 듣기 위해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에게 연락했는데 안 돼서 기존 입장을 반영해 기사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단순 실수라며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더 큰 재앙이 올 것”이라고 황보 의원이 지적하자 양 사장은 “책임을 저나 보도본부장이나 통감한다.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과방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에게 “국무회의에서 통신기록을 공개해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얘기할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추 장관 보좌관이 당시 부대에 전화한 기록을 열람하면 추가 논쟁이 불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최 장관은 “제가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살펴보겠다”고 답했고, 한 위원장은 “제가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닌 것 같다”며 “의혹 수준의 내용이고 통신기록문제가 열람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