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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여성피임기구 안전하다

중앙일보

입력

기존의 자궁내 피임기구(IUD)는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평판을 받아왔지만 새로 개발된 구리 IUD는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나왔다고 미국 A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기존의 IUD가 출혈과 복통, 감염, 불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난 30여년에 걸쳐 IUD를 이용하는 여성의 수가 10%에서 1% 미만으로 격감했다.

그러나 국제가정보건(FHI) 소속 역학자인 데이비드 후바커 박사팀은 `뉴 잉글랜드 의학지'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구리를 이용해 개발된 IUD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IUD와 불임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2천여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UD 이용이 불임 위험성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성적인 행위 과정에서 전염되는 클라미디아 등 성병이 IUD보다 불임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FHI의 데이비드 그라임스 박사는 "기존의 연구들은 불임의 원인을 조사하는 동안 성병은 무시한채 IUD에만 초점을 맞춰왔다"고 말했다.

기존의 IUD가 나쁜 평판을 얻게 된 것은 지난 70년대 중반 플라스틱제 IUD인 `댈컨 쉴드'가 골반 감염으로 숨진 여성의 사망 원인과 관련돼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후바커 박사는 "70년대와 80년대에 실시된 연구들은 댈컨 쉴드를 다른 IUD와 연결시켜 모든 IUD가 위험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댈컨 쉴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제기한 4천만 달러 상당의 피해보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마이클 시리시 변호사는 "이번 연구만으로 IUD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는 없다"며 "과학의 진보와 함께 여러 차례의 연구가 진행된 이후에야 IUD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명 정도의 여성이 IUD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르웨이와 스웨덴 등의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여성의 40%가 IUD를 사용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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