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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발가락, 휴가철에 절단사고 잦아

중앙일보

입력

평소 어머니 혼자 농사짓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해온 컴퓨터 프로그래머 A씨(32.전남 여수).

휴가를 맞아 시골에서 여물을 잘게 써는 일을 돕다가 오른쪽 손가락 4개가 20개로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전동(電動)농기구에 대한 경험과 숙련도 부족이 원인이었다.

K양(8.충북 보은)은 아빠가 사준 자전거 체인에 왼쪽 발가락 2개가 잘린 경우. 운전 미숙에다 양말 없이 슬리퍼를 신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여름철 외상 사고 중 가장 많은 것이 손가락이나 발가락 손상이다. 외출이 많은 데다 매사에 긴장이 풀어지고, 아이들의 경우엔 부모의 관리가 느슨하기 때문.

가정에선 맞바람에 문이 갑자기 닫히거나 자동개폐기가 설치된 문에 다치는 사례가 많다. 드물지만 집안에서 사용하는 간이용 사다리가 접히거나 믹서기.녹즙기에 의한 절단 사고도 발생한다.

휴가지 손가락 손상 중 흔한 것은 캔을 열다가 일어나는 사고. 힘을 준 상태에서 손이 미끄러지면서 날카로운 면에 손가락이 잘린다.

또 하나는 계곡에 버린 유리병 조각에 잘리는 경우.

두손병원(경기도 안산)황종익 원장은 "계곡물이 얕아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계곡 모래를 헤집으며 헤엄을 치기 때문에 날카로운 유리에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며 "부모들은 야영 전 계곡 주변이나 물 밑을 점검하고, 아이들에게 헌 운동화를 착용토록 해야 한다" 고 권했다.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잘렸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잘린 부위를 깨끗한 헝겊에 싸 비닐로 봉한 뒤 얼음물에 채워 후송해야 한다.

황원장은 "아직도 계몽이 안돼 잘린 손가락을 소주에 담그거나 드라이 아이스에 얼려오는 사람들이 많다" 고 말했다.

24시간 이내면 복원이 가능하다. 현미경을 보며 1㎜이하의 혈관과 신경을 이어주는 미세 접합수술을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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