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갔다 이상증세에도 검사 안받아...확진된 자녀도 등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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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28일 학생들이 교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28일 학생들이 교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났지만, 검사를 받지 않고 있던 4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여성의 자녀 2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40대 여성은 증상 발현 뒤 한의원과 일반 의원 등을 이용했고, 자녀 1명은 이상 증상 발현 전후로 학교에 간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 집회 참석 창원 40대 여성 확진 #이상 증상에도 일주일간 검사 안받아 #자녀 2명 확진, 고교생 1명 증상 일 등교 #보건당국 해당 고교 등 추가 접촉자 파악 비상

20일 경남도에 따르면 창원시에 거주하는 40대 여성(경남217번)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경남217번은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다. 이후 20일 가벼운 몸살 증상이 있어 한의원과 동네 의원 등을 다녔다. 보건당국이 지난 26일 경남217번이 광화문 집회 참석 사실을 추가로 확인해 연락하니 “서울에 다른 볼일이 있어 갔다”고 둘러댔다. 경남217번은 보건당국이 여러 차례 독촉하자 27일 검사를 받았다는 것이 보건당국 설명이다.

 이 과정에 경남217번의 20대 아들(경남221번)과 10대 딸(경남222번)도 확진됐다. 경남222번 딸은 창원 신월고등학교 학생이다. 지난 26일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25일과 26일 학교에 갔다. 경남교육청은 28일 이들 학교에 대해 등교금지 조치했다. 보건당국은 경남222번이 학생 몇 명과 접촉했는지와 학원 등에도 다녀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경남217번의 남편은 음성이 나왔다. 경남217번은 경남의 한 대기업 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일했는데 이 회사 직원 30대 남성(경남224번)도 28일 오후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감염 불안에 비닐장갑까지 '꽁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28일 한 학생이 방역물품을 착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감염 불안에 비닐장갑까지 '꽁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28일 한 학생이 방역물품을 착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는 “경남217번은 광화문 집회 참석 사실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명단을 통보함에 따라 알게 됐다”며 “최초 증상 일이 20일이었는데 이후 1주일간 검사를 받지 않아 앞으로 행정적 혹은 법적 조치와 함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제에서도 4명의 확진자(경남 218~220번)가 추가됐다. 3명은 60대 여성이다. 이들 3명은 아직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거제 201번 확진자의 접촉자이다. 지난 26일 경남201번 확진자의 가족과 친척 3명이 확진된 데 이어 3명이 추가 확진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감염경로가 나오지 않은 거제의 60대 남성(경남223번)도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김해에서도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30대 외국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경남 신규 확진자는 모두 9명이다.

 8월 들어 발생한 경남지역 확진자는 이날 오전까지 모두 63명이다. 지역 감염이 49명, 해외입국자가 14명이다. 지역감염 49명은 광화문 집회 참석 또는 그 접촉자 11명, 수도권 관련 9명, 타지역 확진자 접촉 7명, 사랑제일교회 관련 1명, 김해 부부동반 골프 여행 관련 9명, 거제 일가족 집단감염 관련 7명, 그 외 도내 확진자 접촉 2명이다. 나머지 3명은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김경수 지사는 “광화문 집회 참석 관련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이 234명인데 이 중 32명이 여러 가지 이유로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광화문집회 참가자 등은 검사를 강제하는 긴급행정명령이 발동된 만큼 거부자에겐 수사 의뢰 등 강력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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