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개발돼도 내년까진 경제 반등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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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닐 쉬어링

닐 쉬어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경제를 살리는 처방은 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백신 수급 문제로 인해 실물 경제 회복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데다 새로운 변종의 출현으로 백신 자체가 무력화될 수도 있어서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 보고서 #“백신 생산·유통, 효능 문제 남아 #실물경제 정상화까진 시간 필요”

영국 런던 소재 거시경제 연구소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쉬어링(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백신이 2020년과 2021년의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꿀 거라고 가정하는 것은 틀릴 수 있다”며 “경제 정상화는 바이러스를 없애는 데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에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수급 문제로 인해 실물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의 변종이 또 출현해 백신을 무력화할지 모른다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쉬어링은 보고서에서 “백신이 개발된다고 할지라도 그 효용과 생산 및 유통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백신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승인 기준을 낮춘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FDA가 백신이 효능을 보이는 비율이 80%는 되어야 승인을 내주던 기준을 낮춰 50%만 되도 승인키로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이 상용화하고 코로나19 종식되기까지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 최소한 내년까지 경제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2분기까지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률 하락 폭이 유독 컸던 만큼 기저효과로 인해 3분기 이후 반등하는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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