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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20골… '골무원 시험 합격~' 울산 주니오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울산 공격수 주니오의 별명은 골무원이다.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매 경기 골로 출근 도장을 찍다는 뜻에서다. [사진 울산 현대]

프로축구 울산 공격수 주니오의 별명은 골무원이다.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매 경기 골로 출근 도장을 찍다는 뜻에서다. [사진 울산 현대]

“골무원 시험 합격은 주니오~, 이달의 선수 합격~, 득점 1위도 합격~.”

프로축구 득점왕 예약 2위의 2배 #영리·침착하고 동료 도움도 좋아

프로축구 울산 현대 외국인 공격수 주니오(34·브라질)가 출연한 구단 유튜브 홍보 영상이 최근 화제다. 양복 차림에 마이크를 잡은 주니오가 서툰 한국말로 노래한다. 공무원 시험학원 광고를 패러디했다.

주니오 별명은 ‘골무원’이다.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매 경기 골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뜻에서다. 23일 성남FC전 2골 등 올 시즌 17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득점 2위 포항 스틸러스 일류첸코(10골)의 두 배다. 5월과 7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팀도 리그 선두다.

주니오가 출연한 구단 유튜브 홍보 영상. [사진 울산 현대 유튜브]

주니오가 출연한 구단 유튜브 홍보 영상. [사진 울산 현대 유튜브]

주니오 골무원 유튜브 영상은 울산 홍보 마케팅팀 이경민 사원이 아이디어를 내서 이뤄졌다. 한국어 발음에 맞춰 영어 스크립트를 준비했다. [사진 울산 현대]

주니오 골무원 유튜브 영상은 울산 홍보 마케팅팀 이경민 사원이 아이디어를 내서 이뤄졌다. 한국어 발음에 맞춰 영어 스크립트를 준비했다. [사진 울산 현대]

주니오는 25일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배우나 가수였다면 매일 어색한 춤을 췄을 텐데, 축구를 선택해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는 “골 폭풍은 김도훈(50) 울산 감독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김 감독이)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유용한 팁과 경험을 전수해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북에서 뛸 당시 ‘완산벌 폭격기’로 불렸다. 성남에서 뛰던 2003년에는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골(28골)도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은 “주니오가 알아서 한다. ‘좋은 동료가 많고, 찬스는 언젠가 오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해준다”고 전했다. 울산에는 실제로 김인성·윤빛가람·이청용 등 특급 도우미가 즐비하다. 자신의 선수 시절과 비교해달라고 요청에 김 감독은 “헤딩은 제가 좀 더 나았죠”라며 웃더니 “주니오는 어렵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저보다 침착하다. 라데, 샤샤 등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와 견줄만하다”고 칭찬했다.

김도훈은 1999년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오버헤드킥골을 터트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중앙포토]

김도훈은 1999년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오버헤드킥골을 터트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중앙포토]

주니오는 변호사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와 형제자매(7남1녀) 중 4명, 그리고 아내가 변호사다. 김 감독은 “집안 내력인지 영리하다. 공간을 잘 찾고 판단력이 좋다. 경기장 밖에서도 젠틀하다”고 말했다. 주니오는 한국 나이로 35살이다. 김 감독은 “주니오가 자기 관리도 잘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K리그1은 27경기로 축소됐다. 이제 10경기 남았다. 경기당 1.17골. 산술적으로는 31골까지 가능하다. 데얀(대구)이 FC서울에서 뛰던 2012년 기록한 31골(42경기)이 한 시즌 최다골이다. 김 감독은 “주니오 득점력이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못지않다”고 자랑했다.

브라질 언론도 주니오 소식을 자국에 전한다. 브라질은 코로나19확산 세가 심각한 상황. 주니오는 “고국에 우승으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 한국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브라질이 그 경험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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