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양광 진출" 자랑하던 한전, 190억 날리고 사업 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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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가 미국 태양광 사업 실패로 190억원의 투자비를 날렸다.

한전은 지난 7월 이사회를 열어 미국에서 운영 중인 30㎿ 규모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청산하기로 의결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미래통합당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 받아 25일 공개한 해외 태양광 사업 운영 자료 내용이다.

미국 콜로라도 태양광 발전소 전경. [양금희 의원실 제공]

미국 콜로라도 태양광 발전소 전경. [양금희 의원실 제공]

한전은 2017년 미국 칼라일 그룹 자회사인 코젠트릭스 솔라홀딕스로부터 미 콜로라도주 앨라모사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를 인수했다. 한전(50.1%)이 201억원, 국민연금 코퍼레이트 파트너쉽(COPA) 펀드(49.9%)가 200억원 각각 투자해 만든 ‘KEPCO 앨라모사’가 사업주가 됐다. 설비ㆍ유지ㆍ보수는 한전이 직접 맡았다.

당시 한전은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위한 현지 기반을 확보했다”며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콜로라도 전력과 장기 판매 계약을 맺었고, 25년 동안 2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한해 평균 120만 달러 배당 수익도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발전량은 한전이 당초 계획한 수치의 80~88%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도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한전은 연 평균 7.25% 수익률을 예상했지만 실제 수익은 2017년 4.7%, 2018년 0.7%에 불과했다. 지난해엔 11억42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전은 남은 발전소 자산을 내년 하반기에 매각하고, 2022년 2분기 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 한전의 사업 계약 해지, 법인 청산으로 매몰되는 투자액은 190억원에 이른다.

양 의원은 “200억원을 투자한 해외 태양광 발전 사업을 4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 내린 것은 사업 준비 당시 검증이 부족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해외 신재생 사업은 변수가 많은 만큼 사업 기획 단계에서부터 면밀한 검증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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