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두달만에 또 두마리 토끼 "이번엔 방역·경제 모두 잡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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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방역과 경제는 반드시 함께 잡아야 하는 두 마리 토끼”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날 회의장 좌석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으며,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날 회의장 좌석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으며,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방역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시행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경제의 반등 속도가 지연되고 추가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한 경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를 '두 마리 토끼'에 비유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번 주는 위축된 소비와 관광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는 주간”이라며 “방역과 소비 촉진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관광도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국민의 적극적 관심과 소비 활동을 기대한다"고 했다. 방역 우선 정책에서 소비 진작으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서는 "국내의 지역 감염 상황은 충분히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장 좌석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으며,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장 좌석에는 투명 칸막이가 설치됐으며,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실제 정부는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 정책으로 코로나 방역 수준을 완화했다. 6월 초에는 소비 쿠폰과 외식 할인 지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 달만에 다시 두 마리 토끼를 언급하면서 "이번의 비상 경제 대응은 반드시 방역과 조화를 이루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발표된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을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보강해달라"고도 했다. 두달 전 '경제 활성화'에 더 방점을 찍은 것이라면 이번엔 '방역'에 더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방역에서 성공하는 것이 곧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부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코로나 상황을 조기에 안정시켜야 경제 회복의 시계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코로나 재확산에 대해 비상한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며 "코로나 확산에 따른 예상 시나리오를 세우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철저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번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을 성급한 방역 완화 때문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시행한 것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24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국민의 코로나 대응에 혼선을 끼쳤는데 유감을 표명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정 총리는 “결과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런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임시 공휴일 지정을 건의한 사람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회의를 가동해 3차례 추경을 편성했고, 277조원에 이르는 파격적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했다”며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에 의한 신속하고 적극적 경기 대응에 대해 OECD와 IMF 등 국제기구도 한결같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 2분기 가계동향 조사를 통해서도 효과가 증명됐다”며 “적극적 재정적 뒷받침으로 이전소득이 늘어 모든 계층에서 총소득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위기가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는 의지를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으로 보여준 성과”라며 “3차례 추경을 통한 재정지원과 대규모의 금융지원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긴급하게 점검해달라”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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