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정부 협상 의견접근→결렬→재협상…밤새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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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의사협회가 2차 총파업(26~28일)을 예고한 가운데 24일 의료계와 정부가 밤샘 협상에 나섰다.

의협 “실무협상 후퇴” 결렬 선언 #박능후, 협상단 만나 다시 담판

의·정 간 수뇌 회동에서 조성된 극적 타결 분위기가 실무 회의에서 뒤집어졌다가 밤 12시를 전후해 재차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는 등 온종일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최대집 의협 회장 등과 오후 2시부터 1시간10분간 대화했다. 이후 국무총리실은 “정부와 의협은 현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과 상호 허심탄회한 대화의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다. 조속한 진료현장 정상화를 목표로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의에 즉시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의협 측도 이에 호응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양측은 이어 실무진 후속 협의에 착수했고 정부나 의협 등에서는 이날 중으로 극적인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7시부터 10시30분까지 이뤄진 실무진 협상에서 양측은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협상을 마쳤다.

최대집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실무진 회의에서 정부는 ‘일단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방안의 추진을 보류해놓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안정된 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자’고 주장했다”며 “이는 정 총리 등과의 만남 당시 얘기됐던 수준보다 훨씬 후퇴한 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만남에서는 유연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얘기가 진행됐지만, 실무진과의 대화는 전혀 달랐다”며 “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2차 총파업일까지 정부와의 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렇게 파국으로 끝나는가 싶던 양측의 논의는 박 장관이 오후 11시30분이 넘은 시간에 최 회장 등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하면서 극적으로 다시 이어졌다. 최 회장 등은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박 장관을 만나 최종 담판에 나섰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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