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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하다 가드레일 '쿵’…차량 단독사고, 치사율 4.7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빗길을 달리던 싼타페 차량이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지난달 빗길을 달리던 싼타페 차량이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지난 3월 광주광역시 북구 연제동 연제지하차도 옆길에서 그랜저 차량이 두 동강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가 급격히 차선을 변경하다 가로수와 부딪친 뒤 잇달아 교통표지판 지주대를 들이받았다. 음주 운전에 따른 차량 단독사고였다. 이 사고로 운전자를 포함해 탑승자 5명 모두 사망했다.

이처럼 차량 단독 사고에 따른 사망자 발생 가능성이 차량 간 사고 등 일반 교통사고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단독사고란 차량이나 보행자와 충돌하는 게 아니라 가드레일, 전봇대 등 도로 시설물과 부딪히거나 차량이 뒤집혀 발생한 사고를 의미한다.

차량 단독사고 치사율은 8.0으로 전체 교통사고 평균(1.7)의 4.7배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3년 동안(2017년~2019년) 66만3083건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로, 차량 단독사고는 25건당 2명꼴이다.

또 3년간 차량 단독사고 사망자는 전체 253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1만1315명)의 20%를 차지한다는 게 교통안전공단의 설명이다.

자료:교통안전공단.

자료:교통안전공단.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운전자로 인한 발생한 사망자가 전체의 29%로 가장 많았다. 차량 단독사고의 주요 원인은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이다. 음주운전 비율은 20대가 32.3%로 가장 높았고 30대(23.3%), 20세 이하(19.3%), 40대 (16.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무면허 운전 비율은 10대(28.4%)에서 가장 높았다.

차종별로 교통사고를 살펴보면 농기계 치사율이 33.6으로 가장 높았다. 좁은 농로를 지나던 경운기가 논바닥으로 추락해 뒤집히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농어촌 노인이 주로 이용하는 사륜오토바이도 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가 25.7명으로 높은 편이다.

자료:교통안전공단.

자료:교통안전공단.

권병윤 공단 이사장은 “내리막길, 농로 등 비좁은 도로를 주행할 때 특히 안전 운행을 해야 한다”며 “사망자 비율이 높은 고령 운전자나 10~20대 운전자의 무면허와 음주 단독사고 예방을 위한 캠페인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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