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여성이 퍼터로 102야드 홀인원...어떻게 가능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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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후 기뻐하고 있는 알리슨 퀴니. [사진 알리슨 퀴니 SNS]

홀인원 후 기뻐하고 있는 알리슨 퀴니. [사진 알리슨 퀴니 SNS]

미국에서 퍼터로 홀인원이 나왔다. 미국 골프위크 등은 16일 미국 오리건 주의 밴든 듄스 골프 리조트에 있는 쉽랜치(Sheep ranch:양목장) 코스에서 36세 여성이 홀인원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코스 16번 홀이었으며 거리는 102야드였다. 주인공인 알리슨 퀴니(36)는 생애 첫 홀인원을 올해 첫 라운드에서, 그것도 퍼터로 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이날 아이언샷이 좋지 않아 캐디가 퍼터로 티샷을 권유했다고 한다. 남편 드류 퀴니는 이를 핸드폰 동영상으로 담았다.

파 3에서 퍼터로 홀인원이 가능할까. 퍼터에도 로프트가 있다. 세게 치면 공은 뜬다. 장타 대회에서 이름을 날렸던 제이미 새들로스키는 퍼터로 288야드를 날렸다고 했다. 로프트가 적기 때문에 퍼터 샷 거리는 높이 뜨는 그의 7번 아이언(240야드), 피칭웨지(180야드)보다 길다.

물론 드라이버로도 240야드를 치지 못하는 일반인이 퍼터로 102야드를 띄워 보내긴 어렵다. 어느 정도 띄웠다가 굴리는 방법을 택할 수 있지만 해저드나 긴 풀이 있으면 불가능하다. 한국처럼 페어웨이의 잔디가 길면 저항이 커 100야드를 보낼 수 없다.

진짜 링크스에서는 가능하다. 링크스는 수만 년 동안 날아온 모래가 바닷가에 쌓여 생긴 땅을 말한다. 염분이 많아 농작물은 잘 자라지 못하는데 잔디는 잘 자라고 모래땅이라 물이 잘 빠져 놀이터로 쓰기에 좋았다. 이곳에서 골프가 처음 생겼다.

바람이 많은 영국과 아일랜드에 링크스가 많다.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잘 관리된 명문 링크스 코스에서 페어웨이 스피드는 느린 그린 정도다.

링크스 코스에서만 열리는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을 보면 그린 주위에서 웨지가 아니라 퍼터를 이용하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미국의 고급 리조트인 밴든 듄스도 진짜 링크스로 꼽히는 곳이다. 잘 관리된 링크스라 앞에 관목이나 연못 등 장애물이 없다면 102야드에서 퍼터로 그린을 노릴 만 하다. 캐디가 정확히 짚어준 것이다.

지난 6월 개장한 쉽랜치 코스는 여러 홀이 절벽을 끼고 있는 경치 좋은 퍼블릭 코스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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