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야구 NC vs 불펜야구 키움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1위 독주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NC는 16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5-6으로 역전패하면서 3연패를 당했다. 6경기 차까지 벌어졌던 2위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차가 0.5경기 차가 됐다. NC는 지난 5월 13일 이후 석 달이 넘도록 단독 1위를 질주했으나 8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11경기를 치러 3승 8패로 8월 순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16일 LG 트윈스-NC 다이노스 경기에서 패배한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LG 트윈스-NC 다이노스 경기에서 패배한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키움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팀들은 많은 경기가 연기됐다. 그래서 NC는 키움보다 7경기나 덜 치렀다. 이에 NC의 1위 수성이 어렵다는 건 섣부른 예단일 수 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늦게 개막하면서 어느 시즌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에 남아있는 경기가 많을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NC는 선발야구로 1위를 지켰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3.93으로 1위다. 드류 루친스키(11승)·구창모(9승)·마이크 라이트(6승)·이재학(4승) 등 선발 로테이션이 잘 돌아갔다. 시즌 초반 불펜진에서도 마무리투수 원종현을 비롯해 임정호, 박진우 등이 잘해줬다. 그런데 지난 6월 중순부터 불펜진의 힘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NC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98로 최하위가 됐다. 그 여파가 선발진에도 가면서 8월 선발 평균자책점이 5.86으로 치솟았다.

반면 키움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팔꿈치 통증으로 두 달여간 못 뛰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컸다. 에릭 요키시(10승)가 선전했지만 최원태·한현희(이상 6승)·이승호(4승) 등은 기복이 있었다. 그래서 이영준·조상우·김상수·안우진 등 불펜진을 활용해 2위까지 올라갔다. 이영준은 19홀드, 조상우는 21세이브로 각각 해당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키움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01로 1위다. 8월 들어서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키움은 2.03(1위), NC는 5.83(10위)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키움은 덩달아 선발진도 안정되고 있다. 브리검이 지난달 복귀한 후 점점 나아지고 있고, 국내 선발진이 호투하면서 8월에 선발 평균자책점이 3.40으로 2위에 올라있다.

지난 16일 LG전에서 NC 투수 문경찬이 8회 초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LG전에서 NC 투수 문경찬이 8회 초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NC는 지난 12일 불펜 보강을 위해 차세대 선발로 키우던 장현식을 KIA 타이거즈에 내주고 즉시 전력감인 문경찬과 우완 사이드암인 박정수를 데려왔다. 문경찬은 지난 시즌 마무리 보직을 맡아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으로 활약했다. 올해는 평균자책점 5점대로 부진했지만, 그래도 위태로운 NC 마운드에 새 바람이 될 거라고 기대됐다.

그러나 문경찬은 NC 이적 후 첫 경기였던 지난 14일 LG전에서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안타 3개를 맞고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문경찬은 더 지켜봐야 한다. 16일 LG전에서는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문경찬은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불펜진이 계속 무너진다면, NC의 1위 수성은 어려워질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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