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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이메일로 시험문제 보낸 교사, '로그아웃' 안해 딱 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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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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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이 드러나, 경찰과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6일 기말고사에 앞서, A교사는 사회문화 과목 23개 문항 중 20개 문항을 이메일을 통해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B양에게 지난달 24일 전송했다. A교사는 B양의 1학년 때 담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기말고사에서 이 과목 만점을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B양의 부주의로 같은 반 친구에게 적발됐다. B양이 친구의 태블릿PC를 빌려 메일을 확인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험문제는 같은 학교 문과 학생들 일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2학년 문과생 70여명 중 미리 시험 문제를 입수했던 학생들은 고득점을 받았다.

기말고사가 끝난 10일 시험문제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문제 유출을 확인하고 문과 2학년생을 대상으로 재시험을 치르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학생·학부모들은 교사를 처벌하고, B양 성적을 0점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성적이 우수한 B양의 내신 관리를 위해 교사가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히 조사한 뒤 교사와 학생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13일 상주경찰서에 A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하고, 경북도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학교 측은 "시험문제 파일이 유출된 것을 확인했지만, 교사가 왜 제공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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