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휴직 484만명 중 134만명 일자리 복귀 못할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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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코로나19 여파로 직장이 어려워져 휴직할 경우 다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일시휴직자의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절반 이상이 사업부진 탓 쉬어 #35%는 비취업자 될 확률 높아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산업 전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올해 3~6월 일시휴직자는 총 48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일시휴직자’는 직장을 잃은 게 아니어서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실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업자와 같다. 일시휴직자의 절반이 훌쩍 넘는 58.2%는 사업 부진과 조업중단으로 일을 잠시 쉬게 됐다고 답했다.

최근 1년 일시휴직자 추이

최근 1년 일시휴직자 추이

문제는 일시휴직자가 실업자나 구직단념자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경연이 분석한 결과 일시휴직자가 1명 늘어나면 그다음 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비경제활동인구는 0.33명 증가했다. 즉 코로나 위기 속에 일감이 줄어 휴직할 경우, 다음 달에 비취업자가 될 확률이 약 35%이며, 이렇게 비취업자가 된 대부분은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생으로 대표되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흡수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은 코로나 사태로 일감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이 ‘신규채용을 포기(19.3%)’하거나 ‘채용일정을 미뤘다(31.2%)’고 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이 갑자기 파산해 휴직자보다 실업자가 많았던 과거에 비해 코로나19 위기는 점진적으로 영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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