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장 "文 주택정책 제일 낫다, MB·朴땐 관리 쉬운 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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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일 “최근 세 정부(이명박ㆍ박근혜ㆍ문재인) 주택 정책의 순위를 매기면 문재인 정부가 제일 낫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업무보고) 자리에서다. 그는 “이명박ㆍ박근혜ㆍ문재인 정부 주택정책 성적 순위를 매기면 어느 정도냐”는 송석준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변 사장의 답변은 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상승 압박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는 (주택가격 관리가) 쉬운 시기였다. 2008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2012년에는 금융위기가 있었다”는 게 변 사장 주장이다. 변 사장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 성적을 정부와 관계없이 상중하로 채점해도 “중상 이상은 된다”고 평가했다.

세종대 교수 출신인 변 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균형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내는 등 여권과 인연이 깊은 인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기였던 2014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지명됐다. 당시 서울연구원 원장이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하며 문재인 정부 공약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의 초석을 닦았다.

송 의원은 “객관적인 통계가 나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박했다.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변동률 통계를 보면, 문재인 정부 3년간(14.15%)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박근혜 정부(11.94%), 이명박 정부(-9.19%) 변동률을 합친 것보다 높다는 이유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아파트 34개 단지 시세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53%)에서 이명박(-13%)ㆍ박근혜(27%) 정부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같은 통계를 언급하며 “이명박 정부 주택가격 안정을 국제경제 환경 얘기를 하는데 근본적으로 보금자리주택 등 저렴한 주택을 대거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폭등이 문재인 정부 탓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나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과열을 조기에 안정시키지 못한 민주당 책임이 있다. 그러나 통합당도 부동산 폭등의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민주당과 정부는 투기 세력과 결탁한 정책 흔들기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을 향해서도 “철 지난 이념 공세로 부동산 정책을 흔들려는 통합당의 행태가 유감”이라고 했다. 전날(2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정부ㆍ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공산주의”라고 비판한 데 대한 역공 성격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선진국은 투기 차단,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 상한제, 보유세를 도입하고 있다. 통합당 주장대로라면 미국, 독일, 프랑스도 다 공산주의 국가”라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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