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韓 배터리3사 올 상반기 질주했다…그 뒤를 中 CATL 맹추격

중앙일보

입력

LG화학이 올 상반기 자동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세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CATL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이 매서워 하반기엔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배터리를 점검 중인 LG화학 연구원들. 사진 LG화학

LG화학이 올 상반기 자동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세계 1위를 지켰다. 하지만 CATL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이 매서워 하반기엔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용 배터리를 점검 중인 LG화학 연구원들. 사진 LG화학

올 상반기 세계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누적 사용량 1위를 지켰다. 중국 CATL이 턱밑까지 따라왔지만 한국 ‘배터리 3사’가 모두 선전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3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이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해 한국 업체들이 모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미·중 무역분쟁과 연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한 CATL은 4~6월 월간 사용량에서 1위를 차지하며 LG화학을 바짝 뒤쫓았다. 6월까지 누적 시장점유율은 LG화학이 24.6%, CATL이 23.5%다.

2020년 상반기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0년 상반기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중국 배터리 업체인 BYD와 구어쉬안은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고 CALB·AESC 등의 업체는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중국 배터리 업체 사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셈이다.

LG화학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사용량이 82.8% 늘어나면서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사용량이 34.9% 늘어난 삼성SDI는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순위가 상승했고, SK이노베이션도 사용량이 66% 증가해 9위에서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고루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전기차 수요 증가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중국),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에 선보이는 전기차의 2차 물량도 공급하기로 했다.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셀. 사진 CATL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전기차용 배터리셀. 사진 CATL

삼성SDI는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독일계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늘면서 공급량도 증가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폴크스바겐 파사트·골프 등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포터2)·기아차(쏘울·봉고3) 등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올 연말부터는 내년 출시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1차 물량을 댄다.

CATL 하반기 치고 올라올 듯 

올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23%나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데다, 유럽 전기차 시장도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 배터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CATL의 경우 상반기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6월 이후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와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 중이어서 하반기엔 선두를 탈환할 수도 있다.

테슬라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 유럽 최초의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용 완성차·부품 공장)를 짓고 있다. 다음 달 15일 열리는 테슬라의 기술 설명회인 ‘배터리 데이’에선 CATL과 함께 개발 중인 ‘100만 마일 배터리’(사용 연한을 5배가량 늘린 것)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슬라의 자체 개발 배터리 계획이 공개될 수도 있다.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SNE리서치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한국계 배터리 3사가 선방하고 있지만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시장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기초 경쟁력과 성장동력 정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