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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中 때리기' 설계자 위마오춘…中모교서 이름 지워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상을 뛰어넘는 ‘중국 때리기’를 배후에서 설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내 화인(華人) 학자 위마오춘(余茂春)의 한자 이름 석 자가 그의 고향인 중국 모교에서 지워지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1979년 대입서 충칭 융촨지구 문과 장원 차지 #모교 융촨중학, 교정 비석에 이름 새겨 기념해 #중국 언론, “매국노” “거짓 학자” 비난 시작 #학교측, 비석 이름 파헤쳐 흔적 제거 나서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 때리기' 배후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인 화인 학자 위마오춘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선 ’국보’라는 말까지 듣는다. [중국 바이두 캡처]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중국 때리기' 배후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인 화인 학자 위마오춘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선 ’국보’라는 말까지 듣는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 충칭(重慶) 출신으로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위마오춘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 고문으로 일하며 현재 트럼프 정부의 대중 강경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선 그를 “국보”라고 추켜세운다. 반면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중국 언론은 그를 “매국노”라 부른다. 한데 최근 중국에선 그의 모교 비석에 세워진 그의 한자 이름 석 자가 파헤쳐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가 29일 보도했다.

위마오춘의 모교인 충칭 융촨중학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 余茂春 이름 석자가 선명하다. 1979년 문과에서 수석을 차지한 걸 기념했다. 78년 수석은 왕옌(王燕)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중국 웨이보 캡처]

위마오춘의 모교인 충칭 융촨중학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 余茂春 이름 석자가 선명하다. 1979년 문과에서 수석을 차지한 걸 기념했다. 78년 수석은 왕옌(王燕)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중국 웨이보 캡처]

1962년 충칭의 융촨(永川)에서 태어난 위마오춘은 79년 융촨 지구의 대학 입학시험에서 문과 장원(壯元, 수석)을 차지하며 중국의 개국 공신 저우언라이(周恩來)가 다닌 적 있는 톈진(天津)의 난카이(南開)대학 역사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위마오춘의 모교인 융촨중학은 이 같은 자랑스러운 동문을 배출했다는 점을 영구히 기념하기 위해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 그의 이름을 새겼다. 그러나 지난 19일 환구시보가 위마오춘을 “매국노”, “거짓 학자”, “정치 투기꾼”으로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학교 입장이 난처해졌다.

중국 환구시보가 최근 위마오춘을 ’매국노“라 비난한 이후 충칭 융촨중학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 있는 余茂春 이름이 지워지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환구시보가 최근 위마오춘을 ’매국노“라 비난한 이후 충칭 융촨중학 교정에 세워진 비석에 있는 余茂春 이름이 지워지고 있다. [중국 웨이보 캡처]

결국 그의 이름 석 자를 파내기로 한 것이다. 현재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비석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余茂春’ 이름이 훼손되는 모습이 돌고 있다. “역사를 고쳐 쓴다. 대입 장원 위마오춘의 이름이 제거되고 있다”는 글과 함께다.

지난달 미 워싱턴타임스에 실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그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인 위마오춘의 모습. 폼페이오 장관은 위마오춘을 ’우리 팀의 핵심’이라고 부른다. [워싱턴타임스 캡처]

지난달 미 워싱턴타임스에 실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그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인 위마오춘의 모습. 폼페이오 장관은 위마오춘을 ’우리 팀의 핵심’이라고 부른다. [워싱턴타임스 캡처]

폼페이오 장관은 “위마오춘이 우리 팀의 핵심”이라고 말하지만, 중국 네티즌은 “근본과 조상을 잊고 폼페이오의 머리 나쁜 참모가 됐나”, “백악관의 앞잡이가 되다니” 등과 같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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