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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불지른 삼성-LG OLED 경쟁…삼성 독주 견제 나섰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각각 5.8인치와 6.5인치 OLED 패널이 탑재된 아이폰11 프로(왼쪽)와 아이폰11 프로맥스. [사진 애플 홈페이지]

각각 5.8인치와 6.5인치 OLED 패널이 탑재된 아이폰11 프로(왼쪽)와 아이폰11 프로맥스. [사진 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삼성과 LG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경쟁에 불을 질렀다. 차기 아이폰 OLED 패널을 두 회사로부터 나란히 공급받기로 하면서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11의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공급하다시피했다. 하지만 이번에 LG가 주요 공급처로 참여하면서 두 회사의 대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이폰 4종 중 1종, LG가 OLED 독점 공급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 출시하는 신형 아이폰의 OLED 패널 상당량을 공급한다고 보도했다. 물량은 2000만장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1 시리즈의 경우 2종은 OLED, 1종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했다. 애플은 LG로부터 LCD를 공급받긴 했지만, OLED는 거의 전량 삼성 제품을 사용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가 공급하는 물량은 차기 아이폰 4종 중 1종(6.1인치 제품)에 들어가는 OLED 전량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공급을 준비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의 OLED 공장 풀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로선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애플이 삼성과 LG, 두 국내 업체 경쟁에 불을 지른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 독점 공급 구조, 애플 부담도 커져

중소형 OLED 시장은 아직까지 삼성이 독보적이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세계 중소형 OLED시장 점유율은 73.5%에 달하며, 스마트폰용만 놓고보면 90%를 넘어선다는 통계까지 있다. 중국업체 BOE가 자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에 일부 물량을 제공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사실상 삼성의 독점에 가까운 셈이다.

애플로서는 이 같은 독점 공급구조가 썩 달갑지 않다. 삼성이 OLED 공급사일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하개 경쟁하는 적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판매량 기준 세계 1위(삼성)와 3위(애플)이면서 프리미엄 시장을 두고 맞붙고 있다. 더구나 애플은 공급처에 매년 약속한 물량만큼 구매하지 못할 경우 위약금을 무는데, 삼성에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조원이 넘는 거액의 위약금을 안겨줘야만 했다.

중국 BOE까지…OLED 시장의 치열한 경쟁 예고  

저가인 LCD 스마트폰은 지속적으로 나오겠지만 앞으로 스마트폰은 OLED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 12 시리즈 4종 모두에 OLED를 적용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아이폰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제품이면서 스마트폰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제품이다.

BOE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은 자사의 OLED 기술을 소개한 BOE 홈페이지.

BOE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은 자사의 OLED 기술을 소개한 BOE 홈페이지.

이에 따라 OLED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독주에 LG가 도전장을 내밀고, 여기에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할 전망이다. 세계 1위 LCD, 3위 OLED 업체인 BOE의 추격이 매섭다. BOE는 이번 애플 OLED 수주에 뛰어들어 고배를 마셨지만 다음엔 분위기가 다를지도 모른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애플이 중국 사천성 청두에 있는 BOE OLED 패널 공장에서 성능평가에 착수했다”면서 “내년에는 애플이 BOE 까지 OLED 공급사로 포함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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