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시진핑, 실패한 전체주의자…중국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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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호 02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닉슨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닉슨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패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 신봉자.”

수교 이끈 닉슨 기념 도서관서 직격탄 #“억압 받는 중국인 말하기 두려워해” #정권 비판 넘어 레짐 체인지 의지 #“총영사관은 스파이 활동 중심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두고 한 말이다.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 국무장관이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이 힘을 합쳐 중국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의 정권 비판을 넘어 ‘레짐 체인지(체제 변화)’ 의지까지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요바린다에 위치한 닉슨 도서관에서 ‘중국 공산당과 자유 세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는 도중에 나왔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공산주의자들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며 “중국의 가장 큰 거짓말은 ‘14억 국민을 위해 말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국민이 감시와 억압을 받고 있으며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국민의 솔직한 의견을 해외 적국보다 무서워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에 대해서는 “중국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 장소는 1979년 미·중 수교를 이끈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기념해 만든 도서관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수교를 언급하며 “당시는 대중국 포용 정책이 전 세계에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닉슨 전 대통령 자신도 중국을 세계에 개방시켜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냈다고 토로했다”며 “이는 예언적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닉슨을 포함한) 역대 미 정부의 대중국 포용 정책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에서 자유가 더 신장할 것이라는 닉슨의 전망은 여전히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중국이 세계에 약속한 걸 저버린 탓에 우리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신 숫자가 늘어나는 걸 지켜봐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옛 소련과의 군축 협상 당시 내건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구호도 꺼내 들었다. “중국에 대해서는 ‘불신하라. 그리고 검증하라’고 나는 말할 것”이라면서다.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위구르족 강제수용소와 홍콩 국가보안법 사례 등을 언급하며 “중국 내 인권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일부 항공사들도 대만을 독립국가가 아닌 중국의 속국으로 명기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와 협력하는 기업들을 압박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자유 세계가 중국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를 바꿀 것”이라며 “전 세계 모든 국가 지도자들은 미국이 (중국에) 하는 것처럼 중국 공산당에 투명성과 책임을 요구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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