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슬라이딩 득점 민병헌 "손 먼저 닿은 것 직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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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4회 정훈의 안타 때 홈을 파고든 롯데 민병헌(왼쪽). 결과는 세이프였다. [뉴스1]

24일 4회 정훈의 안타 때 홈을 파고든 롯데 민병헌(왼쪽). 결과는 세이프였다. [뉴스1]

베테랑답게 정확한 판단했고, 절묘한 슬라이딩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주장 민병헌이 손과 발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회 초. 1-2로 뒤지던 롯데는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민병헌은 희생번트를 댔고,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3루로 공을 뿌렸으나 야수선택으로 무사 만루가 됐다. 1사 이후 양현의 폭투가 나오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1사 2, 3루에선 정훈이 중견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다. 3루 주자 안치홍이 득점한 뒤, 2루 주자 민병헌도 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송구가 먼저 포수 박동원의 미트에 도착했다.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3-2 역전에 성공했지만 추가점이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민병헌은 자신있게 비디오 판독을 해달라고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판독 결과는 세이프. 벤트레그 슬라이딩을 한 민병헌은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피해 절묘하게 왼손을 뻗어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스코어는 4-2로 바뀌었다. 결국 롯데는 두 점 차를 끝까지 지켜내고 승리했다.

이를 악물고 달리는 민병헌의 모습. [연합뉴스]

이를 악물고 달리는 민병헌의 모습. [연합뉴스]

이날 승리를 따낸 선발투수 박세웅은 "투수 입장에서 너무 감사했다. 선제점을 내고, 역전을 당했는데 선배님들이 역전을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민병헌은 "승부가 될것이라 판단해 전력 질주를 했다. 홈플레이트에 쇄도하는 순간 손이 먼저 닿았음을 곧바로 직감했다"고 말했다.

최근 민병헌은 마음 고생이 심하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상황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심적인 부담이 컸다. 허문회 감독에게 스스로 "2군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허 감독은 2군행 대신 민병헌을 선발에서 제외하면서 스스로 타격감을 끌어올릴 시간을 줬다. 우천 취소 등으로 최근 휴식을 취한 민병헌은 이날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한 개의 득점이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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