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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초상화 앞 충성 결의했나” 이인영 “그런 기억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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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답변하는 이 후보자. 한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태 의원을 향해 ’변절자의 발악 “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태 의원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의 선조에 비유했다는 이유였는데 실제 발언자는 신원식 통합당 의원이었다. [연합뉴스]

답변하는 이 후보자. 한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태 의원을 향해 ’변절자의 발악 “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태 의원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을 조선의 선조에 비유했다는 이유였는데 실제 발언자는 신원식 통합당 의원이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을 지냈다. 이른바 ‘86운동권’ 출신 정치인의 대표적 인물이다. 보수 진영에선 이들의 이념적 성향에 대해 강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 2017년 국회 운영위에서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의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전희경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이 충돌한 일도 있다.

“이승만 괴뢰정권인가” 질문엔 #이 후보자 “김구가 국부 됐어야” #아들 병역의혹 제기 강하게 반박 #“병무청 CT 외엔 아버지로서 못내”

23일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엔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선공했다.

▶태 의원=“1980년대 전후반을 지나며 북한에 있을 때 북한은 ‘남한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대단히 많다. 전대협이란 조직이 있는데 조직 성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충성의 결의를 다진다’고 했다.”

▶이 후보자=“아마 북한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거로 안다. 전대협 의장인 내가 매일 아침 김일성 사진을 놓고 거기서 충성맹세를 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했다? 그런 기억이 없다.”

▶태 의원=“북한이 조작한 가짜뉴스다, 이거냐.”

▶이 후보자=“과장된 얘기다.”

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대협 의장을 지낸 경력을 언급하며 ‘사상 전향’ 여부를 질의하고 있다. [뉴스1]

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대협 의장을 지낸 경력을 언급하며 ‘사상 전향’ 여부를 질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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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의원이 “언제 ‘주체사상 신봉자 아니다’고 공개선언 같은 거 한 적 있나”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내가 태 의원처럼 남에서 북으로 가거나 북에서 남으로 온 게 아니지 않나”며 “아직 남쪽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거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이 재차 따지자 이 후보자는 “그 당시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천박한 사상 검증의 대상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에 김석기 통합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에 김일성 주체사상파인 전대협 의장 한 것을 국민이 다 아는데, 지금도 그대로 신봉하고 있느냐고 묻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박진 통합당 의원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보관한 작성자가 ‘이인영’인 문건(‘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에 대해 물었다. 문건 중 ‘혁명의 주체는 수령, 당, 대중의 삼위일체된 힘’이란 구절에 동의하는지 묻자 이 후보자는 “내가 읽은 내용일 수는 있지만 동의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승만 정권은 괴뢰정권이냐”에 대해선 “이승만 정권은 독재 성격으로 비판이 많고 이승만 대통령이 독립운동 시절에 어떤 노선을 취했는가와 관련해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우리 국부는 김구 선생이 되는 게 더 마땅하다고 보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통합당 의원이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이 후보자와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던 것에 관해 묻자 이 후보자는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나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북한을 잘 알고 있으니 당면한 문제를 잘 풀 것이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의심하는 것이 있다면 그 의심이 새로운 기대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의 병역 면제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병무청에서 찍은 컴퓨터단층촬영(CT) 정도는 줄 수 있다며 “(모든 자료를 달라는 건) 아버지 된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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