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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이번엔 고립무원 인사? 윤석열 동기들에게 사퇴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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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1년 선배인 고검장 두 명이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가 윤 총장의 동기 검사장들에 대해서도 사퇴를 압박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음 주께로 예상되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인사의 폭이 상당히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대 "수사권 조정, 진실 묻히지 않도록 설계해야"  

23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김영대(57·22기) 서울고검장과 양부남 부산고검장(59·22기)이 최근 법무부에 사의를 밝혔다. 김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과학수사 전문가로, 양 고검장은 대표적인 특수통·원칙주의자로 꼽힌다.

김영대 서울고검장 [뉴스1]

김영대 서울고검장 [뉴스1]

김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 게시판에 "이제 검찰을 떠납니다"라고 시작하는 10페이지 분량의 글을 올렸다. 김 고검장은 이 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거론하며 "진실을 밝힐 수는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불기소 결정에 관한 부분은 기관 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피해 회복, 인권 등과도 매우 밀접하게 연결된다"며 "경찰의 수사 자율성은 보장하되 검찰이 언제든지 관여할 수 있고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사범위를 규정으로 극히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규정에서는 검찰 직접수사를 적절히 허용하되, 운용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양부남 부산고검장 [뉴스1]

양부남 부산고검장 [뉴스1]

양 고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사직했다"며 "떠나는 입장이라 할 말이 없다. 조용히 떠난다"고 말했다.

"이성윤 빼고 윤석열 동기 검사장 나가라" 압박

현재 공석인 검사장 자리는 서울동부지검장, 부산고검과 대구고검, 광주고검, 대전고검의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6곳이다. 고검장 두 명이 사표를 내면서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여덟 자리로 늘었다.

여기에 법무부가 최근 윤 총장과 동기인 23기 검사장들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기 검사장에는 이성윤(58) 중앙지검장, 이정회(54) 인천지검장, 송삼현(58) 남부지검장이 있다.

이 중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성윤 지검장은 반대로 고검장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검찰 내부에서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서울중앙지검에 먼저 보고됐지만 뭉갠 사건으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인사를 고검장으로 승진시켜서는 안 된다"는 여론도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뉴스1]

23기 검사장들까지 사의를 표하게 되면 이번 인사의 폭은 상당히 커지게 된다. 검찰 기수당 승진권에 있는 인사는 5명 안팎이다. 다만 최근 들어 검사장급인 고검 차장 자리 상당수를 비워놓는 추세도 있어 인사 폭을 정확하게 예단할 수는 없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는 주로 27~28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기에는 중앙지검의 이정현(52) 1차장, 신성식(55) 3차장, 강지식(54)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주영환(50)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이문한(49)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전성원(49)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등이 후보군이다. 28기에는 중앙지검 이근수(49) 2차장, 김욱준(48) 4차장, 신자용(48)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이종근(51) 서울남부지검 1차장 등이 거론된다.

"카드 많아진 추미애, 이번엔 윤석열 '고립무원' 인사 가능" 

공석이 많아지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 카드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윤 총장의 '손발 자르기' 인사에 이어 이번엔 '고립무원' 인사까지 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남아있는 대검찰청의 중간 간부들 인사가 주목된다. 윤 총장의 의견이 지난 인사처럼 거의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공석이 많을수록 추 장관의 인사 카드가 다양해진다"며 "윤 총장을 더욱 압박하는 인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광우·정유진·김민상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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