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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 中영사관 수배 은신처인데…"휴스턴 폐쇄 희한한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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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폐쇄 명령을 내린 가운데, 당초 휴스턴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유력한 폐쇄 후보지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주재 총영사관은 휴스턴보다 규모도 클 뿐 아니라 정보기관 업무도 집중된 곳이다. 스파이 활동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수배된 중국 연구원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휴스턴 총영사관을 택했다. 이때문에 중국을 상대로 총영사관 폐쇄라는 충격 요법을 쓰면서도 실질적인 파장은 줄이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경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휴스턴 경찰은 영사관 직원들이 퇴거 전 기밀 문서를 소각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구시보 위챗]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경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휴스턴 경찰은 영사관 직원들이 퇴거 전 기밀 문서를 소각하다가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환구시보 위챗]

23일 포린폴리시(FP)는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보기관 업무의 대부분은 샌프란시스코·뉴욕·시카고 총영사관에 집중돼 있다"며 "당초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폐쇄를 검토했지만, 중국계 인구가 많은 해당 지역의 중요성과 규모 때문에 그보다 부담이 적은 휴스턴 총영사관이 폐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FP는 "휴스턴은 다소 '희한한 선택'이었다"면서 "휴스턴 총영사관은 중국의 에너지 외교에 관여돼 있지만,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휴스턴 총영사관을 상대적으로 '낮게 매달린 과일'에 비유하며 이 때문에 비교적 손쉽게 폐쇄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 휴스턴은 항공우주와 에너지, 제약 등의 메카다. [중앙포토]

미 휴스턴은 항공우주와 에너지, 제약 등의 메카다. [중앙포토]

중국은 휴스턴 외에도 워싱턴·뉴욕(UN 대표부 및 총영사관)·LA·, 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 6개 지역에 외교 거점을 두고 있다.

"샌프란 총영사관, FBI 수배자 은신처 제공" 

22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중국군과 연계된 연구 절도 혐의로 수사를 받던 탕쥐안(唐娟) 캘리포니아주립대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 연구원이 20일 열린 FBI 출석 조사 직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으로 들어가 현재까지 피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탕은 교환방문 비자(J-1)를 통해 방문학자로 근무 중이었다.

탕은 FBI에 자신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조사 결과 인민해방군 소속 제4군의대학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현역 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FBI는 영장 발부 후 진행된 자택 수색에서 탕이 인민해방군 소속이라는 증거도 확보했다고 한다. 미 연방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증명하듯 미국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 내 기소를 피하려는 인민해방군 관계자의 은신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언제나 가능하다"고 답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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