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베트남 잡고 300만 아세안 시장 파고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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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가 베트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기아차 모닝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2305대 팔렸다. 사진 기아차

한국 차가 베트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기아차 모닝은 올해 상반기 베트남에서 2305대 팔렸다. 사진 기아차

한국 자동차가 아세안 시장에서 일본을 추격 중이다.
2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아세안 6개국(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베트남) 자동차시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기아차 등 한국 브랜드 차는 18만4595대가 팔려 시장 점유율 5.2%를 차지했다. 2015년보다 6만대 이상 증가해 점유율을 1.3%포인트 끌어올렸다.

도요타 등 일본 차는 시장점유율 74.3%를 차지해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4년 전에 비하면 점유율은 1.5% 감소했다. 중국 브랜드도 1%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아세안 시장의 높은 관세와 다양한 비관세 장벽으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중국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자동차 브랜드 베트남 시장 점유율. 사진 현대차

한·일 자동차 브랜드 베트남 시장 점유율. 사진 현대차

한국이 선전하는 시장은 베트남이다. 현대·기아차 등 한국 브랜드 차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시장 점유율 31.2%를 차지해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엔 격차를 더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8일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VAMA)와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승용차 2만5358대(소형 상용 포함) 판매해 도요타(2만5177대)를 181대 차이로 따돌렸다. 

기아차 현지 조립·판매법인 타코기아는 상반기 1만1049대를 판매했다.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30.6%, 도요타는 21.1%다. 지난해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27.6%, 도요타는 22.7%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 선전하는 이유에 대해 "현지 조립 생산으로 적시 공급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 브랜드인 일본 차를 따라잡고 있다"며 "베트남에 여전한 한류도 브랜드 인지도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큰 인도네시아(2019년 기준 103만대)·태국(101만대)·말레이시아(60만대) 3개국에서 한국 차는 점유율 1% 미만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세안 자동차 생산공장 115개 가운데 일본이 64개지만 한국은 7개에 불과해 생산기반은 열악한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업체 역시 한국은 아세안에 39개사에 진출해 있지만, 일본은 태국에서만 2100여 개 업체 사업을 영위 중이다.

KAMA "한국 차의 지속적인 판매 확대를 위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현지생산 거점과 유통· AS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보급형 전기차 생산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와 협업 등 판매 개척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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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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