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영 경찰 출두…야당 “경찰, 고소장 접수 2시간전 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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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조치하는 게 타당하다“고 답했다. 오종택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조치하는 게 타당하다“고 답했다. 오종택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성추행 혐의 피고소 사실 유출 의혹의 핵심 관련자로 지목된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20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날 임 특보를 불러 박 전 시장 관련 정보를 알려준 인물이 누구인지, 박 전 시장에게 피고소 사실을 알려줬는지 등을 조사했다.

박원순에게 피소 알려줬는지 조사 #“당시 나도 몰라” 기존주장 되풀이 #김창룡, 청문회서 “보고 안 받았다”

임 특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오후 3시쯤 서울시 외부로부터 ‘박 시장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급하게 시장 집무실로 달려가 ‘실수하신 게 있느냐’고 물었더니 박 전 시장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미스러운 얘기들이 돈다’고 했더니 박 전 시장이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그가 박 전 시장에게 피고소 사실을 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임 특보는 “피고소 여부는 당시 나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박 전 시장에게 물어본 것”이라고 밝히면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임 특보는 이날 경찰에서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영세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경찰이 임 특보의 박 전 시장 보고 시점으로부터 30여분 전인 8일 오후 2시28분에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사안을 처음 인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고소장이 접수된 당일 오후 4시30분에 경찰이 해당 사안을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권 의원은 “8일 오후 2시28분에 피해자 A씨측 변호사가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담당 팀장에게 전화해 ‘서울시 공무원 관련 성범죄 사건을 고소하려 하는데 가해자가 높은 사람이다. 서울청에서 수사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30분 정도 지난 오후 3시~3시30분에 임 특보가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하신 것 있냐’고 물어봤는데, 이와 관련해 유출이 경찰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이어 “(서울청 여성청소년담당)팀장이 오후 3시30분쯤 다시 변호인에게 전화해 ‘진짜 고소장을 접수할 거냐’고 물었다”며 “단순 확인이 아니라 내부 논의 끝에 재차 확인시킨 것 아닌가 추정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그 시각에 A씨 변호사로부터 전화받은 사실은 있으나 민원실에 고소장을 접수하라고만 알려줬을 뿐 피고소인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했다”며 “3시30분쯤 전화를 한 것도 민원실에서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연락이 안 오길래 재차 확인한 것일 뿐이며, 그때도 피고소인이 누구인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도 “거기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 피고소 사실 유출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경찰이나 청와대에서 유출된 정황은 없는 거로 알고 있다”면서도 “가정을 전제로 답변하긴 어렵지만, 경찰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안위는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23일 퇴임하는 민갑룡 경찰청장 후임으로 2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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