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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김은정, "팀킴 사태, 1년8개월간 변한게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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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김은정 선수 등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김은정 선수 등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도자 갑질을 폭로했던 2018년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팀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이 “1년 8개월간 변한게 없다”고 호소했다. 철인3종 고 최숙현 선수 사례와 유사하다며 “관리·감독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팀킴 사태, 철인3종 폭행 사건은 또 일어나고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철인3종 고 최숙현 사건과 유사, 재발 방지 촉구

김은정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8년 11월 ‘팀킴 호소문’을 통해 부조리함을 언론으로 발표하게 되었고, 문체부의 대대적인 합동 감사가 이뤄졌다. 감사를 통해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고,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음을 알게돼 조치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는 그해 11월 지도자 갑질을 폭로했다.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전 감독, 사위인 장반석 전 감독에게 폭언과 함께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21일 문체부 합동 감사결과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김은정은 “고 최숙현 선수가 국가와 체육회가 운영하는 제도에 피해사실을 알렸음에도 사건은 묵살되고 진전되지 않았다. 저희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저희와 같은 결과로 흘러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도자와 팀닥터의 폭언, 훈련비 착취, 지도자 갑질 등 선수단 운영이 저희 사례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은정은 “문체부 감사 이후에도 경북컬링협회는 여전히 ‘김경두 일가’의 지인들로 임원들이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김하영 경북체육회장과 면담을 통해 관련자들의 징계조치를 요청했지만, 7월17일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김선영 선수 등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경북체육회 소속 여자컬링팀 김선영 선수 등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김은정은 “문체부 감사 결과를 통해 62건 중 6건 이상의 징계와 사법조치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 A부장은 ‘팀킴 호소문 사태’ 이후에도 우리팀을 관리했다. 2개월 정직 징계 후 다시 체육진흥부장으로 복직했다. 현재도 A부장의 관리 아래에서 훈련 중”이라고 했다.

김은정은 “지난 1년 8개월간 ‘처리해 줄테니 기다려보라’는 말만 믿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님, 문체부 박양우 장관님, 대한체육회 이기홍 회장님, 경북체육회 김하영 회장님 제발 다시 한번 호소문으로 밝혀진 관련자들의 처벌과 징계를 조속히 해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은 “문체부 특정감사에서 총 62건의 처분요구 중 경북체육회는 37건의 처분요구를 받았는데, 몇 건이나 요구 수준에 따라 처분이 내려졌는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과연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말로만하는 발본색원이 아닌 직위 여하를 막론하고 죄가 있는 관계자는 모두 합당한 엄중 징계로 다스려, 모든 선수들이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스포츠 인권과 보호시스템 개선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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