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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정기예금 '문어발 가입' 가능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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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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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예금보호 한도가 5000만원인 점을 고려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 각 5000만원씩을 분산 저축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SBI 저축은행에서 계좌를 만든 뒤 방문한 OK저축은행에서는 "대포통장 악용 우려로 두 곳의 저축은행에서 연달아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OK저축은행과 거래를 새로 터서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려면 A씨는 한달(영업일 기준 20일)을 기다려야한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비대면 거래를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소비자 불편을 초래했던 대면 거래 위주 관행을 바꾸겠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 방침에 따라 앞으로 단기간 내 여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에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되고 취약계층을 위한 비과세종합저축을 비대면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또 휴일에도 대출 상환이 가능해지고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를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본인 명의로만 이체…대포통장 악용 우려↓

지금까지 거래한 적 없는 저축은행 두 곳 이상에 정기예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20일(영업일 기준)이라는 시차를 두고 한 건씩 순차적으로 가입이 가능했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면 그 저축은행의 보통예금 계좌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통장이 대포 통장으로 악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다.

앞으로는 20일 내 개설 제한을 받지 않는 ‘정기예금 가입 전용 보통계좌’가 생긴다. 소비자가 여러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가입하기 위해 20일 동안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정기예금 가입 전용 보통계좌는 본인 명의 계좌로만 돈을 이체할 수 있고 타인 명의 계좌로의 이체가 불가능해 대포통장으로 이용될 수 없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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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특례 상품에 가입할 때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해야 했던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5000만원 내 저축에 비과세 적용을 신청할 수 있는데, 그동안 일부 저축은행이 취약계층 증빙서류를 오프라인 지점에 제출하도록 강제해 소비자 불편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지점 방문 없이도 우편 또는 팩스로 서류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일부 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연합 애플리케이션 'SB톡톡'으로도 제출을 받는다.

휴일 중 저축은행 대출 만기가 돌아온 경우 만기가 자동 연장되고 고객이 연장 기간만큼의 이자를 물어야 했던 관행도 개선했다. 인터넷 또는 모바일뱅킹을 이용해 휴일에도 저축은행 대출 상환이 가능해진다. 지점에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금리인하요구권 행사도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은 20일부터 모든 저축은행에서 시행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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